[공모펀드 릴레이①] '30년 구루' '장수 거꾸로' 한투운용 정상진 본부장
"쏟아지는 주주환원 정책 韓 증시 모멘텀…체질 개선 도약 기대"
[※편집자 주 = 금융당국이 침체한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부상했던 공모펀드 시장이 오랜 침체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가운데재부흥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공모펀드 키맨을 찾아 시장이 직면한 상황과 대응책, 하우스별 전략 등을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IMF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위기의 순간 속에서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에서 답을 찾았다.
30년 경력의 주식 운용 베테랑인 그는 공모펀드의 '구루'로도 꼽힌다. 그는 최근 쏟아지는 주주환원 정책 등에 주목해 국내 증시가 한 차례 레벨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언더 퍼폼 추세가 끝나면서 주식형 공모펀드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배경이다. 활성화 대책의 경우 가입 절차 단순화와 세제 혜택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30년 구루'의 해답, 주주환원발 모멘텀 주목
정상진 본부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부터는 주주환원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주식시장 레벨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의 수혜를 누릴 중소가치주와 한국 주식시장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그룹 관련주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운용업에만 30여년을 몸담은 베테랑이다. IMF 직전 대한투자신탁 주식운용부로 업계에 발은 들인 후 CJ자산운용과 인피니티투자자문, 동부자산운용 등을 거쳐 2015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기 변동 주기가 짧고 폭이 심했으나 지금은 주기는 늘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폭은 작다"며 "과거와 현재의 사이클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에 따라 판단 기준은 상대적이겠지만 현재의 박스권 시장에서 고점이 어디냐 하는 문제는 물가 동향 등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주주환원 정책 등이 국내 주식시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공모펀드가 증시 부진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 등으로 오랜 기간 침체했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 반전은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압박이 이어지면서 실적은 좋은 데 오너 회사인 터라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았던 중소가치주 등의 주가 오름폭이 클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소밸류 등 관련 특화 펀드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MSCI 선진국 지수 진입을 위해서도 주주환원책은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이를 개선하면서 점차 한국 시장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소도 대부분 해소되리라 본다"며 "10여년간 언더퍼폼하던 추세가 끝나면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주 중 저평가된 삼성그룹 관련주 등의 대형주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거꾸로' 혁신에 리서치 전문성 배가…가입 단순화 절실
공모펀드 시장 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입지는 남다르다.
2003년 한국투자거꾸로 펀드로 혁신적인 투자 컨셉을 드러낸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로 설정액 1조 원 이상의 공룡펀드 지위를 다지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공모펀드 시장은 더 이상 단기 성과가 좋다고 잘 팔리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투자자에게 명확하게 컨셉을 인식시켜 고정 팬을 형성하거나 장기성과 측면에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거꾸로 펀드는 현명한 투자 컨셉으로 장수펀드로 자리매김한 상품 중 하나다. 장기성과 측면의 경우 4차산업혁명에 주목한 성장주 펀드가 지난 4년여간 꾸준히 실적을 증명한 것은 물론, 지난해 가치주 중심의 시장에서도 성과 방어 역량을 드러내 이목을 끌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업계 내 최고 규모인 리서치 조직을 통해 기본기 또한 탄탄히 다져왔다.
그는 "리서치 인력만 10여명에 달할 정도로 업계 내에서 가장 큰 내부 리서치 조직을 운영 중"이라며 "리서치 조직의 단단한 백업 등을 바탕으로 회사의 운용 뼈대를 삼고 있는 만큼 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공모펀드 시장의 경우 오랜 침체기를 겪은 터라 활성화 대책 또한 절실하다. 그는 가입 절차 단순화와 세제 혜택 등을 주목했다.
정 본부장은 "펀드의 경우 직접 투자 대비 위험도가 낮은 데도 투자자들의 위험 성향 등을 파악하는 프로세스가 복잡해 가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입 절차 단순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제 혜택 또한 관련 업계에서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 중 빠지지 않는 소재 중 하나다.
그는 "세제 혜택의 범위를 투자자층이나 가입 기간 등으로 한정하는 대신 보다 폭넓게 확대한다면 활성화 효과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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