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릴레이⑤] '코리아대표·중소형포커스' 삼성운용 서범진 본부장
상품군 다양화로 공모펀드 시너지…"거버넌스도 주목받을 것"
[※편집자 주 = 금융당국이 침체한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부상했던 공모펀드 시장이 오랜 침체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재부흥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공모펀드 키맨을 찾아 시장이 직면한 상황과 대응책, 하우스별 전략 등을 정리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현장에 답이 있다.'
주식 운용에 발을 디딘 후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Growth본부장은 기업설명(IR)과 NDR(논 딜 로드쇼) 등 기업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며 아웃퍼폼의 단서를 얻었다.
그는 공모펀드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상품군을 다양화해서 시너지 효과를 비롯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서범진 본부장은 삼성 착한책임투자 펀드 같은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ESG 중 E(환경)가 두드러질 때 G(거버넌스)가 더욱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모펀드는 종목 밸류에이션에 집중해 시장 충격이 크지 않다는 장점 등 시장 내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장기투자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시장 매매 충격 적은 공모펀드…상품 다변화로 대응"
서범진 본부장은 2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공모펀드가 침체 중이지만, 투자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상품을 내놓는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며 "유망 테마·산업에 관련한 펀드 등 라인업 다변화와 TDF, ETF 등에서도 신상품을 출시한다면 공모펀드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옛 대신투자신탁운용, 하이자산운용을 거쳐 삼성자산운용에 터를 잡았다. 이후 2017년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분사되며 2018년부터 Growth본부를 이끌고 있다.
서범진 본부장은 20년 가까이 주식 운용을 해오며 대형주 위주의 안정적인 추가 수익에 집중해 왔다. 시가총액 100위 수준의 대형주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더불어 배당 수익에 주목했다.
그의 운용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펀드는 코리아대표 펀드와 중소형주포커스 펀드, 배당주 장기 등이 있다.
서범진 본부장은 ESG 중 특히 거버넌스에 관한 사회적 이슈와 관심도가 많아지면서 2017년에 만든 착한책임투자 펀드도 집중하고 있다.
매니저로서 투자자들을 대변해 주주권 행사와 배당성향 상향 요구, 자사주 매입 등을 대주주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모펀드 시장에 관해 그는 "ETF, TDF, 공모펀드, 사모펀드 등 상품이 앞으로 다양화될 것 같다"며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TDF, ETF 등에서도 신상품을 출시해 공모펀드 활성화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미래차, 신재생, 메타버스 등의 테마로 액티브 ETF 운용하고 있다. 언택트 펀드나 뉴딜 펀드 등 시대적 테마를 가진 공모 펀드를 출시했고 지난해 액티브 ETF 상품도 출시했다.
그는 "공모펀드도 비히클로서 펀드의 종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펀드 상품 자체를 다변화해서 투자자 니즈가 있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2021년 삼성헤지자산운용에 있는 주식사업부 양수를 통해 주식형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기도 하다.
서범진 본부장은 "상품이 다양하면 포트폴리오를 변동시키는 데 있어 빠르게 매매할 수 있는 장점과 시장 충격 없이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을 때 시장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몇 조 원 단위의 펀드를 운용하면 펀드 매매나 종목 교체 때 시장에 충격을 가한다. 거래량이 없는 시기에는 특히 종목들에 대한 시장 변동성이 커 상품이 다양화돼 있는 것이 장점으로 바뀐다.
그는 펀드의 종류나 형태를 다양하게 가지고 가면서 적기에 알맞은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운용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 탐방을 많이 다니면서 국내에 숨겨져 있는 기업 발굴에도 열심이다.
더 많은 탐방이나 리서치를 통해 종목 발굴에 힘쓰자는 게 그의 운용을 관통하는 신념이다. 아웃퍼폼을 위해서는 그런 기업 발굴이 좋은 장기 성과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서범진 본부장은 "기업들을 직접 투자하는 입장에서 기업들을 찾아다니면서 직접적으로 많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경영 상황 같은 것은 내부 직원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자주 만나 소통하며 업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연금저축과 유사한 형태로 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필요"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반등을 위해서는 제도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장기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지 않는 혜택 등 거래 수수료만 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모펀드는 시장 내 역할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범진 본부장은 "패시브형 ETF에 자금이 들어오면 종목 밸류에이션과 상관없이 수급적으로 주식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한다"며 "반면 액티브형은 종목 밸류에이션에 집중해 시장 충격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 활성화가 곧 주식 시장의 합리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 투자를 통해 배당과 이익 향유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 투자 문화에 중요한 키라고 봤다. 이어 개별 종목의 매매와 달리 3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통한 세액 공제의 영역으로 펀드를 분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범진 본부장은 "디폴트 옵션을 도입했지만 70% 이상이 초저위험 예금 등에 투자하고 있어 적극적 홍보를 통해 '주식 실적 배당형' 쪽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수급적 측면뿐 아니라 공모펀드에 자금 유입이 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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