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플러스에 소비도 회복세…4분기 경기반등 청신호
10월 초순 일평균 수출액 증가 전환…카드 결제액도 호조 중동 정세 불안 등 불확실성 여전…인플레 자극 우려
10월 초순 일평균 수출액 증가 전환…카드 결제액도 호조
중동 정세 불안 등 불확실성 여전…인플레 자극 우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수출 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4분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저하고' 경기 흐름의 키를 쥐고 있는 소비 역시 지난달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전망 속에서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제·금융 지표를 살피고 있다.
◇ 일평균 수출액 개선세 뚜렷…월간 수출 플러스 기대
16일 정책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기 진단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아직 제조업 생산·수출 지표가 완전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저점을 찍고 반등할 기반은 마련했다는 판단이다.
기재부는 지난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것도 이런 평가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표적인 실물경제 지표인 8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각각 5.5%, 0.3% 증가했다. 전(全)산업 생산도 2.2% 늘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지난 2020년 6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 제조업의 중심축인 반도체 생산 역시 전월 대비 13.4%, 전년 동월 대비로는 8.3% 늘었다.
수출의 경우 지난달까지 월간 수출 실적이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10월 초순까지 수출 실적은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달 1~10일 수출액(116억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5억7천만달러)은 9.2% 증가했다.
1~10일 기준으로 일평균 수출액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은 작년 9월(16%) 이후 13개월 만이다.
대(對)중국 수출(-4.2%)과 반도체 수출(-5.4)의 감소율도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이런 흐름을 봤을 때 기재부는 이달 또는 늦어도 11월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9월 카드결제액 양호…고금리·중동 정세 불안은 변수
최근 소비 지표도 4분기 경기 반등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 줄어 지난 2020년 3월(-7.1%)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매판매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올해 하반기 소비가 예상보다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기재부는 재화 소비 중심의 소매판매 지표가 주춤한 것일 뿐 서비스 소비까지 확장해서 보면 완만한 소비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부문에서 기재부가 주시하고 있는 지표는 9월 카드 결제액이다.
9월 카드 결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5.7% 늘어 전월(2.9%)보다 증가율이 높아졌다.
일평균 카드 결제액은 3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카드 매출액을 보면 8월보다 9월 소비가 더 나아지는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생산·소비·수출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재부의 상저하고 경기 전망이 현실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미국의 통화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불안 요소 중 하나다.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생산·소비·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해 경기 반등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 역시 국제유가 변동성을 자극해 물가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공급망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재차 확산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이 다소 진정돼 가는 상황에서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금융·실물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필요 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별 조치 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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