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 주가 훨훨…'오버행 리스크' 신한·우리는 주춤

2024-03-05     정원 기자

어피너티·IMM PE 지분 팔자 추가 매물 우려

4대 은행(신한금융, KB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오름세를 지속했던 은행주의 등락이 차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주주가 차익실현을 위해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서자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주가 흐름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투자자들이 오버행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KB·하나금융과, 매도 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신한·우리금융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각각 8.66%와 6.36% 급등해 6만9천원과 6만200원 수준까지 뛰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1월 말부터 오름세를 지속하다가 전날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이다.

신한지주 주가는 1.49% 오르는데 그쳤고, 우리금융은 오히려 1.74% 빠지는 흐름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날 은행주의 희비는 오버행 이슈가 갈랐다"며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중 하나였던 IMM PE가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한 것에 대한 우려가 특히 컸다"고 말했다.

IMM PE는 지난달 29일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1.7%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IMM PE는 5.57%를 쥐고 있었던 만큼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도 4%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사외이사 추천권 등 과점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블록딜로 IMM PE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들 또한 모두 잠재적 매도 물량이라는 시그널이 강해진 점이 문제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과점주주 중 하나였던 IMM PE가 이 정도 가격에 1.7%를 매각하는 의사결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향후 주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더라도 IMM PE 지분이 남은 이상 오버행 이슈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IMM PE가 지분을 모두 정리하더라도 3% 안팎의 지분을 쥔 과점주주들이 4곳 남아 있어 오버행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긴 쉽지 않다.

신한지주 또한 주요 투자자의 지분 매각이 주가 상방을 제한하는 분위기다..

신한지주의 주요 주주였던 어피너티는 올들어 두 차례에 걸쳐 3.8% 수준의 보유 지분 중 절반 이상을 정리했다.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점에 더해, 남은 지분의 오버행 리스크가 주가 상승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금융 케이스와 같은 맥락이다.

반면, 하나금융과 KB금융의 경우 호실적에 더해 올들어 칼라일이 보유 지분 1.2% 전량을 매각한 점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칼라일이 지분 전량을 털면서 오버행 이슈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진 점을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올들어 오버행 이슈는 실적과 함께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에 뚜렷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지속 중인 하나금융 주가는 올해 초 4만2천800원에서 전날 6만200원으로 두 달 만에 40% 이상 급증했다.

실적에 더해 오버행 이슈까지 해소한 KB금융 주가 또한 같은기간 5만3천600원에서 6만9천원으로 3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같은기간 14%, 12% 오르는 데 그쳤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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