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회사채 이번 주 상장폐지…'베팅 개미' 얼마 건질까

2024-04-02     윤은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회사채가 이번 주 상장 폐지된다.

워크아웃 시 회사채 투자자는 현재 장내가격인 5천~6천원 정도를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워크아웃에 실패하면 회수액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회사채 '태영건설68'은 오는 4일 상장 폐지된다.

해당 회사채는 오는 3일까지 정리매매 기간을 갖고, 다음날인 4일 상장 폐지된다.

이날 태영건설68은 시장에서 수익률 200%대, 가격으로는 약 5천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수익률 6%대, 가격으론 9천800원대에 거래돼 왔다.

상장폐지는 지난달 20일 태영건설이 감사의견 거절 내용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데에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조5천793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 역시 마이너스(-) 5천617억원 수준이다.

앞서 태영건설 회사채는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하려는 일부 개인 투자자 간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월 중 태영건설68의 일 거래액은 수십억원대를 기록한 날도 있었다. 지난해 수천만원대 수준을 기록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늘어난 셈이다.

개인 투자자는 장외 채권시장 접근이 어려우므로, 정리매매 기간 태영건설68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향후 매도가 어려워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가 지속해 보유한다면 워크아웃 향방에 따라 회수액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선 워크아웃으로 진행된다면 과거 일부 사례처럼 개인 투자자가 비협약 채권자로 분류돼 원리금을 대부분 건지기보다, 기관과 동일하게 채무조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는 "이번 회사채를 보유한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은 펀드에도 많이 담아놨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들이 기관 등 협약채권자만 채무조정을 받고 개인 투자자의 원리금은 전부 보전하는 안에 동의한다면 펀드 수익자는 손해를 보고 펀드 밖 투자자는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종의 배임에 해당해 반발이 클 것이라 그렇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채무조정이 된다면 출자, 감액 등을 거쳐 현재 거래가인 5천~6천원과 유사한 정도로 회수 받을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혹여나 워크아웃에 실패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어간다면 이보다 회수액이 적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표는 "회생절차를 밟을 경우 태영건설의 자산이 거의 다 담보로 잡혀있는 상황이라 무담보 채권자의 회수액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무담보 회사채의 경우 회수액 책정 시 주주 다음으로 후순위에 해당한다. 현 상황에서 회수액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회사채 투자자들의 건질 수 있는 회수액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연합뉴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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