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난해 당기순익 소폭 증가…건전성은 악화
10개 금융지주사 작년말 고정이하여신비율 0.72%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지난해 주요 국내 금융지주의 당기순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와 고금리 여파로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연결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개 금융지주(KB·신한·NH농협·하나·우리·BNK·DGB·JB·한투·메리츠)의 연결총자산은 3천530조7천억원으로 전년 말(3천418조1천억원) 대비 112조6천억원 증가했다.
금융지주회사 총자산 대비 자회사 등 권역별 자산 비중은 은행이 74.9%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금융투자가 10.3%, 보험이 6.8%, 여전사 등이 6.7% 순이었다.
자산 증감도 은행이 81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2%포인트(p) 올랐고, 금융투자와 여전사 등은 전년 대비 각각 13.3%p, 2.4%p 증가한 42조8천억, 5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험은 같은 기간 24조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지주의 연결당기순이익은 21조5천246억원으로 전년(21조4천470억원)대비 776억원 소폭 늘었다.
자회사 등 권역별 이익(개별당기순이익 기준) 비중은 은행이 61.9%로 가장 높았다. 보험과 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각각 13.5%, 11.2%로 나타났다.
이익 증감은 은행 7천863억원, 보험은 1조146억원 각각 증가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조6천986억원, 여전사 등은 8천902억원 각각 감소했다.
문제는 주요 금융지주들의 당기순익과 자산은 소폭 늘었지만, 건전성은 악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2%로 전년 말(0.49%) 대비 0.23%p 상승했다.
지난 2018년 0.74%에서 2019년과 2020년 각각 0.58%, 2021년에 0.47%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2022년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신용손실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도 같은 기간 전년 말(170.5%) 대비 19.9%p 하락한 150.6%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말 현재 은행지주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5.83%, 14.56%, 12.90%로 전년 말 대비 상승하며 모두 규제비율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둔화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지주의 대출자산 등 자산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와 충당금적립비율 감소에 따라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은 27.2%로 전년 말(29.0%) 대비 1.8%p 하락했다.
자회사 출자여력 지표로 활용되는 이중레버리지비율도 같은 기간 114.2%로 전년 말(114.3%) 대비 0.1%p 소폭 감소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금융지주의 잠재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대응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자회사 등 해외투자, 부동산PF 공동투자 등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제고를 위한 지주의 통할 기능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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