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ELS 배상' 빼면 역대 최대 실적…기업대출이 견인

2024-04-29     이미란 윤슬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윤슬기 기자 =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일회성 비용인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설치된 시중은행 ATM기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업대출이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둔화에 따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는 등 불안 요인 역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 ELS 손실배상 빼면 역대 최대

29일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지주(1조3천215억원)였다.

이어 KB(1조491억원), 하나(1조340억원), 우리(8천245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경우 KB금융이 4조6천31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4조3천680억원)과 하나(3조4천516억원), 우리(2조5천170억원) 순이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은 ELS 배상 규모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2천740억원을 ELS 배상 비용으로 반영한 반면 KB금융의 관련 비용은 8천620억원에 달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1천799억원을 반영했고, 우리금융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일회성 요인인 ELS 배상 비용을 제외하면 올해 1분기 KB와 신한, 하나금융은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KB금융지주의 ELS 관련 충당부채를 제외할 경우, 1분기 순이익은 1조9천111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인 1조5천87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KB금융은 실적 발표 당시 은행의 ELS 배상 비용과 손해보험의 준비금 환입 등의 일회성 요인(세후 기준)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올해 1분기 경상적 추정 순이익은 1조5천930억원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이익 수준이다.

신한금융 역시 ELS 충당부채 요인을 제외하면 1분기 순이익이 1조5천955억원으로 역대 기록(2022년 3분기 1조5천946억원)보다 많다.

하나금융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분기 순이익이 1조2천139억원에 달해 하나·외환은행 합병 당시인 2012년 1분기(1조2천998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ELS 충당부채가 미미한 수준인 우리금융도 2022년 1분기 기록한 분기 최대 순익(8천842억원)에 근접했다.

◇ 기업 대출 증가세가 실적 견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고금리 여파로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2조8천1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늘었다.

KB금융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3조1천515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2조2천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을 늘린 영향이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은 올해 1분기 167조7천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10.4%, 신한은행은 9.7%, 국민은행은 7.4% 늘었다.

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성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천상영 부사장은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분기 경상체력이 1조5천억원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CFO인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도 "하반기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소폭 하락하겠지만 전반적 마진 관리는 잘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예금 성장과 예·적금 비용률 하락 등에 힘입어 NIM이 높아졌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기존 전망 대비 늦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 은행 NIM의 향후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기업대출 중심으로 한 연체율 상승은 부담요인

다만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실적을 견인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악화한 점이 부담이다.

국민은행으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0.25%로 1년 전보다 0.05%p 올랐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27%에서 0.32%로 0.05%p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0.26%에서 0.29%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만 0.28%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악화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23%로 1년 전보다 0.7%p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0.34%로 0.06%p, 하나은행은 0.30%로 0.04%p 올랐다.

우리은행만 0.29%로 0.01%p 내렸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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