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POLL] 달러 강세 지속 전망…5월 1,400원은 상단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이규선 기자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원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과 선방하는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 등은 달러-원 급등을 제한할 전망이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11개 금융사의 외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5월 중 달러-원 예상 범위 저점 평균은 1,343.18원, 고점 평균은 1,399.54원으로 나타났다.
전장 종가(1,377.00원)에 비해 저점은 33원 낮고 고점은 22원 높다.
4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저점은 25원 높아졌고 고점은 39원 상승했다.
이달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탄탄한 경제 지표와 높은 물가 오름세, 중동 리스크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장중 1,4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5월에도 이 같은 대외 경제 여건이 지속되며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동엽 키움증권 과장은 "고용과 물가 등 미국 경제지표가 지속해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로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라며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흐름이 더욱 강해졌는데, 5월에도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선규 대구은행 대리도 "고금리에도 미국의 탄탄한 고용 및 양호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5월에도 달러-원 환율은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ECB가 연준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BOJ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철한 부산은행 대리도 "ECB의 금리 인하 기대에 유로화가 강해지기 어렵고 엔화도 BOJ의 완화정책 수정이 없다면 추세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5월 미국 FOMC도 달러-원 상방 재료다. 점도표가 공개되진 않지만 양호한 경제 지표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로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다만 달러-원 1,400원 부근의 고점 인식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 등은 달러-원 급등세를 제한할 요인으로 꼽혔다.
이민혁 연구원은 "강달러 흐름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달러 매도가 지연되면서 환율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된 모습"이라면서도 "배당 역송금 종료에 따른 달러 수요 둔화, 지속적인 수급 여건 개선, 경기회복 흐름 지속,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등으로 환율 상단은 1,390원대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명근 하나은행 대리는 "1분기 GDP 서프라이즈와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펀더멘털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저히 확대되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또는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큰 폭 웃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원 1,400원 부근에서는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관리에 나선 점도 상승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 연준의 예상 밖 비둘기파 발언 시 달러-원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창섭 우리은행 과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도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고 1,400원 부근에서는 당국의 저항이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 물가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달러-원의 큰 폭 하락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5월 중에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한상 신한은행 과장도 "기본적으로는 달러-원 상승으로 보지만 롱스탑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미 매파 연준을 예상하는 심리가 팽배하고 달러 매수 포지션이 많은 상황이다. 연준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kslee2@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