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위한 금융사 전략은…"ROE 10% 목표" "배당정책 확대"
(뉴욕=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 데 모인 뉴욕 투자설명회(IR) 행사에서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기업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약속했다.
16일(현지시간)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지자체·금융권이 공동으로 개최한 미국 뉴욕 IR에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날 '해외투자자와의 대화' 코너에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주수익률 40%를 유지하기 위해 ROE를 어느 정도로 개선해야 하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유지하기 위해선 ROE 10%는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양 회장은 "KB금융지주는 한국에서 1등을 하고 있지만 계열사 하나하나를 따지면 1등을 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 증권·보험·카드 등이 은행과 같이 1등을 한다면 수익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 수익률을 높이고자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했고 금융지주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절차를 밟았다"며 "많은 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은 그동안 덩치를 키우면서 순이익은 늘었지만 ROE와 주주환원율은 좀 떨어졌다"며 "2010년 1.0을 넘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45로 떨어진 상태"라고 짚었다.
진 회장은 "투자자분들에게 반성문을 쓰는 부분인데 경쟁 은행에 비해 신한의 발행주식량은 125~160% 많다"며 "앞으로 우리의 재무정책은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ROE 10%를 목표로 발행주식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분간 현금배당을 적정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발행물량을 조절해야 나갈 것"이라며 "향후 2~3년 정도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주주환원 정책을 이끌고 가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IR 행사에 참여한 증권사 수장들도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은 3개년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최소한의 주식 소각 수량까지도 이미 제시했다. 단기적으로 증권업 전체 또는 저희 회사 주가 제고에 분명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를 통한 성장 원동력을 키워나가겠다"며 "궁극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장기 성장에 방점을 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회사 주가가 10%정도 올랐다. 결국엔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돈을 벌어 회사를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 주가를 올리고 밸류업하는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증권사의 배당률은 20% 내외로, 주요 증권사들이 배당을 조금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CEO로서 갖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자기자본 증가, 계열사 증자에 자금을 써왔는데 투자자들의 바람이나 기대에 따라 배당성향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사의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문화적·정책적 이유에서 금융사 배당정책에 깊이 관여했지만 최근 국제화 추세를 볼 때 건전성이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기를 기준으로 배당하거나 수시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은 당국으로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를 비즈니스 파트너에서 더 나아가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IR 행사에는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회사 임직원들 2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도 귀를 기울였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삼성생명은 자산운용을 미래수익 비중이 높은 핵심사업으로 바라보며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해외 부동산, 인프라, 프라이빗에쿼티(PE) 등에 다변화한 투자를 5% 수준에서 26%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간 신계약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짚으면서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일본·미국에 진출한 지 50년 가까이 됐지만 현지화가 잘 되지 않았다. 은행·증권사처럼 보험사도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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