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가 본 한국 인플레는…통화정책 고민 커질까

2024-05-20     윤은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국의 물가 상승률 중 절반 이상이 해외 요인이라는 국제결제은행(BIS) 분석이 나왔다.

국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대외 요인이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통화당국의 대응 난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20일 BIS 워킹 페이퍼에 따르면 2000~2023년 중 한국의 인플레이션 중 글로벌 요인의 비중은 55%로 나타났다. 지역적 요인은 18%로 나타났다.

이는 BIS가 한국과 함께 신흥국으로 분류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같은 그룹으로 묶인 말레이시아는 인플레이션 중 글로벌 요인의 비중이 17%로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52.5%, 태국은 40.6%, 터키는 45.8%로 분석됐다.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에서도 글로벌 요인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근원 인플레이션 중 글로벌 요인으로 설명되는 비중은 44.4%로 나타났다. 지역적 요인은 9.8%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글로벌 요인은 달러화, 미국 기준금리, 미국 물가 수준, 그리고 글로벌 가치사슬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BIS는 밝혔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에 국내 통화당국이 관리할 수 없는 대외 요인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통화정책 운용도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전년 대비 3% 부근에 머무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 통화정책의 가장 큰 전제 조건으로 '유가 안정'을 여러 차례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간담회에서 "독자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면 유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6월 한은이 내놨던 'BOK 경제연구'에서도 이런 우려가 나타난다.

당시 한은 보고서에선 "최근 글로벌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난 것은 물가 안정화를 위한 국내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할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국제적 차원에서의 통화정책 공조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BIS 역시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통합된 상황에서 통화 당국이 적절한 정책 수단 선택을 위해 직면한 과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며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재차 키우고 있다.

이날 아시아 시장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79달러대를 기록하며 70달러대에 진입했다. 달러-원도 장중 1,400원을 기록했던 지난달 초에 비해 30~40원 내린 1,350원대를 등락 중이다.

국가별 인플레이션의 구성 요소(첫 번째 요인이 글로벌, 두 번째 요인이 지역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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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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