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1분기에만 CD로 50조 조달…기업대출 확대 영향
하나·우리銀, 기업대출 중 CD금리 비중 5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이수용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통해 끌어모은 자금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해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진 데다, 기업금융 확대 경쟁에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도 커진 영향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CD를 통해 조달한 원화 자금 평균 잔액은 총 50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5조원 대비 5조3천억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8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12조1천억원, 우리은행 9조9천억원, 신한은행 9조4천억원 순이었다.
은행들이 CD 조달을 크게 늘린 데는 기업대출 수요가 커진 영향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추세인데 은행채은 분기별 발행 제한이 있다보니 CD로 조달하는 측면이 강했다"며 "다만, 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있어 은행채 조달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올해 7월부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비용 측면에서 은행채와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유리한 만큼 올해 초와 같은 CD 발행 확대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대부분 CD금리 연동으로 자금을 풀었는데, 금리 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1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중 CD금리 연동 대출 잔액 비중은 하나은행이 58.9%로, 우리은행이 57.1%로 50%를 넘겼다.
이에 반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6.7%와 29%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에서 CD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순이자마진(NIM)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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