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깨진 한국거래소, 인덱스·데이터 전담 '미래사업본부' 신설
다양한 지수 개발·인덱스 라인업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박경은 기자 = 내년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출범과 함께 한국거래소의 70여년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린다.
한국거래소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규 조직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해 사업 전담 본부를 분리하고, 경쟁 환경에 대비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26일 핵심전략 추진 방향을 공개하며 비즈니스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정은보 이사장은 간담회를 통해 "해외 주요 거래소를 보면, 거래 중개를 통한 수수료 수입에만 수익모델이 머물지 않고 다양한 수익원을 만들어 둔 모습이 보인다"며 "대체거래소 출범 과정에서 기존의 중개 수수료와 더불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긴요해졌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조직을 좀 더 확대·개편해서 본부 단위로 승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동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미래사업본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사업본부는 한국거래소 내 인덱스·데이터 사업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이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히 대처하고, 전문인력 육성과 독립적 운영을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수수료 위주의 사업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데이터·인덱스·디지털 사업 등을 해당 본부에서 이끌게 된다.
이미 주요 선진국 거래소는 본사와 데이터 및 인덱스를 담당하는 조직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런던증권거래소(LSE)다. LSE는 거래소 산하의 자회사로 데이터를 담당하는 레피니티브와 인덱스를 담당하는 FTSE 러셀을 운영 중이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금융상품의 라인업도 확충한다.
특히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다양한 지수 개발을 통해 인덱스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자가 시황에 따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돕는 고도화된 전략형 지수도 개발한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인덱스 라인업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간 주가·파생상품 지수 산출에 집중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KRX 미국채 10년 지수'를 내놓으며 채권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고조되면서 채권 상품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을 주목한 셈인데, 향후에도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채권 지수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덱스를 활용한 상품 범위도 넓혀나간다. 한국거래소는 채권, 리츠, 고배당주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배당·이자 관련 ETP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파생상품의 전략을 결합한 배당전략형 ETP, 금리하락에 대비한 가치주·대형주·채권투자 상품을 다양화한다.
큰 관심을 받는 밸류업 관련 지수는 오는 9월 중 개발이 마무리될 전망이며, 실제로 상품이 거래되는 시기는 ETF 출시 준비 시기를 거쳐 연말께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복수 거래소 시대를 앞두고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신설 조직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처럼 다양한 수익원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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