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산화 10개월이 목표지만…'법 통과·시스템 안정화 여전한 불확실성'

2024-06-11     장순환 기자

넘어야 할 과제 많아 점점 요원해지는 공매도 재개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감독원이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의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내년 3월까지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공매도 전산화 완료돼 공매도가 재개되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정부의 공매도 전산화 방안은 중앙점검 시스템과 기관 투자자의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 등 3단계의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시스템 개발과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고 실제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법안 통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공매도 관련 토론을 위해 개인투자자들과 만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의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10개월 내인 내년 3월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기관 투자자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시스템을 통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매도 전산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시스템 3단계로 구축해야…상호 연결 안장성 우려

이번 가이드라인 안에 따르면 크게 3단계에 거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기관 투자자는 스스로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매도 가능잔고를 실시간으로 산출하고, 잔고 초과 주문을 실시간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한, 수탁 증권사 역시 기관 투자자의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적정성이 확인된 기관 투자자의 공매도 주문만을 수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과 기관 투자자의 환류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생각보다 시스템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김동은 한국투자증권 홀세일본부장은 "어떤 시스템도 완벽하게 운영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정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 거래를 허용하면서 전산 시스템 베타 기간을 운영해 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도 이와 관련해 시스템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매도 전산 시스템 개발에는 1년 정도, 많이 단축하면 1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 단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단축만이 능사는 아니며 얼마나 안정적인 탐지 시스템을 만드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필수 여야 합의 난항 예상

시스템 구축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 해도 관련 법규가 통과가 선행돼야 공매도 전산화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을 확정하고, 이번 22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실시간 주식 잔고·매매 수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과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소득세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번번이 관련 법률 통과가 불발된 바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국회에서도 실시간 주식잔고·매매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논의 된 바가 있다.

하지만 시스템상 투자자의 계좌잔고와 대차정보 등 모든 거래정보 파악이 가능해야 작동되나, 투자자가 아닌 제삼자가 해당 정보를 모두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의 한계가 있어 법제화를 포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회에서도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자동화된 대차 플랫폼 또는 실시간 주식 잔고·매매 수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논의한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제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공매도 관련 토론회서 발언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3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10 hwayoung7@yna.co.kr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