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은행 갈래요"…인터넷·저축銀 고금리 매력 '뚝'

2024-06-20     이미란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고금리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인터넷은행은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저축은행은 경영효율화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2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50%,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 상품인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30%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3.50%는 물론 일부 주요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상품인 'WON플러스 예금'의 1년 만기 금리가 연 3.52%,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NH왈츠회전예금 II'의 1년 만기 금리는 각각 연 3.55%, 3.45%다.

점포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출범 취지와 달리 예금 금리를 낮추며 수신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행들이 이처럼 일부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예금 금리를 내린 것은 금융당국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들은 대환대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올해 1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빠르게 늘리는 인터넷은행의 영업 행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점검에 들어갔다.

사실상 주담대 블랙홀이 된 인터넷은행에 대해 경고에 나선 것이다.

당국의 압박으로 주담대를 쉽게 내줄 수 없게 된 인터넷은행들은 높은 금리로 예금을 유치할 필요성이 적어졌다.

인터넷은행과 이유는 다르지만 저축은행 역시 예금금리를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추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6%다.

여전히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0.29%p, 전년 동기보다는 0.33%p 떨어졌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린 것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 지속 속에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정리 작업도 더디게 진행돼 건전성 악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1분기에 1천54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PF 대출을 전면 중단한 데 따라 여신이 줄어들면서 수신을 늘려야 할 필요성도 작아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접근성이 뛰어난 시중은행 대신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을 찾는 유일한 이유는 고금리가 주는 매력"이라며 "시중은행이 오히려 금리가 높거나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소비자들의 발길은 시중은행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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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