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관찰대상국' 재지정됐는데…日 개입 촉각
달러-엔, 두달도 안돼 개입 효과 되돌려…BOJ '금리 인상' 부상할 수도
프랑스 조기 총선 목전으로…유로 강세 반전 쉽지 않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4~28일) 뉴욕 외환시장은 유로와 엔의 동반 약세 속에 달러 강세 분위기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30일)가 다가옴에 따라 프랑스 정국 불확실성이 더 대두할 수 있는 데다 엔화에 대해서는 일본 외환당국을 시험하는 투기적 매도세가 더 달라붙을 수 있다.
달러-엔 환율이 어느덧 160엔선 턱밑까지 올라옴에 따라 일본 당국의 실개입에 대한 경계심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에서 일본을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일본 당국 입장에선 껄끄러운 대목이 될 수 있다.
프랑스는 1차 투표가 끝나면 상위 득표자 2명과 12.5% 이상을 얻은 후보들이 내달 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조기 총선 결과가 확실해지기 전에 유로의 강세 반전을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3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달러 자체가 강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주요 통화들이 약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주대비 0.309포인트(0.29%) 오른 105.829를 기록했다.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게 나왔지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진 않았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서고,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비둘기파적' 금리 동결을 택함으로써 달러를 밀어 올렸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105.916까지 상승, 지난달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종가는 지난 4월 30일 이후 최고치다.
달러-엔은 159.812엔으로 전주대비 1.53% 급등(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2주 연속 올랐다.
달러-엔이 159엔선을 웃돈 것은 지난 4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달러-엔이 160엔 선마저 넘어서자 일본 외환당국은 실개입에 나선 바 있다.
같은 기간 유로-달러 환율은 1.06925달러로 0.10% 하락(유로 대비 달러 강세)했다. 3주 연속 밀렸다. 유로-달러가 종가 기준으로 1.07달러 선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엔화는 유로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엔 환율은 170.87엔으로 전주대비 1.44% 뛰어올랐다. 3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5주째 상승 흐름(위안 약세)을 이어갔다. 7.2901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26% 올랐다. 역외 달러-위안이 7.29위안 선을 웃돈 것은 작년 11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주 달러 전망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천885억엔(약 85조2천800억원) 규모의 실개입을 단행했다. 이 기간에 달러-엔은 152엔을 살짝 밑돌기도 했으나 개입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개입 개시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달러-엔은 거의 제자리로 되돌아와 버렸다. 1조달러가 넘는 일본의 외환보유액을 고려하면 추가 개입 여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개입이 반복될 경우 '개입 약발'은 점점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결국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구체적인 국채 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발표하기로 한 내달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지가 화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중에서는 28일 나오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하이라이트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5월 전품목(헤드라인) PCE 가격지수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보합(0.0%)으로 4월(+0.3%)에 비해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PCE 가격지수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1%로 4월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으리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먼저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반영, PCE 가격지수에 대한 전망치를 미리 하향 조정했다. 최근 들어 PCE가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선반영이 됐을 수도 있다.
연준 안에서 영향력이 큰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24일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주목할 재료다. 월러 이사가 연내 인하 횟수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PCE 외 미국 경제지표로는 콘퍼런스보드(CB)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25일), 5월 신규주택 판매(26일),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 확정치(3차 발표치, 27일), 미시간대의 6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28일) 등이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릭스방크는 지난달 금리를 25bp 내린 바 있는데, 최근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이번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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