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불러 경고한 금감원…"과열 편승해 가계대출 늘리지 마라"(종합)
이달 15일부터 은행권 대상 '가계대출 관리실태 종합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자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에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은 3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의 가계부채 관련 간담회에서 "연초 각 은행이 설정한 자체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원장은 "성급한 금리하락 기대와 일부 지역에서의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가지 방향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부원장은 "연말까지 가계대출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차주의 상환능력 내 대출관행을 확립해 가계대출 건전성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은행은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실제 영업점 창구에서 잘못 적용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또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은행 영업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각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15일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종합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현장·서면 점검을 통해 스트레스 DSR 등 규제 이행의 적정성,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점검결과 나타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이 부원장은 기업대출과 관련해선,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옥석가리기를 통해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성 평가를 차질 없이 엄밀히 실시해 향후 주택시장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금융지원에 대해서는, "발표된 금융지원 대책이 은행 영업창구에서 신속하고 실효성 있께 집행될 수 있도록 미흡한 부분을 즉시 개선해달라"면서 "영업점 창구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창구직원에 대한 교육 등을 실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책대출 외에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도 조금 늘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도 했다"며 "은행들이 하반기에 차질 없이 가계대출을 잘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 관리에 당국이 뒤늦게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간 일별로 가계대출을 체크하고 있었고 매달 증가요인을 분석하고 개별 면담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간담회를 하게 된 것은 최근 1~2주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좀 과열되는 조짐이 있어서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상반기까지 은행권이 경영목표에 부합해 가계대출을 관리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목표를 100%라고 할 때, 평균적으로 50%는 넘었고 60%는 넘지 않았다"면서 "은행들이 그 남은 수준 내에서 최대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09조6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많았다. 2024.6.12 yato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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