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에셋 품에 안긴 호주 스톡스팟 CEO "협업 시너지 본격화"

2024-07-09     장순환 박경은 기자

미래에셋 글로벌 AI 선봉…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인수 첫 사례

"미래에셋 그룹 비전·포용력에 감명…호주 연금시장도 공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박경은 기자 = 인공지능(AI)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지 1년이 돼가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스톡스팟'은 미래에셋과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앞세워 신성장동력인 글로벌 AI 사업에 선봉장으로 나선다.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 브리키 스톡스팟 CEO(최고 경영자)는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셋과 함께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미래에셋 그룹의 비전과 혁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포용력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은 이미 ETF(상장지수펀드)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며 "단편적인 확장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기회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브리키 CEO는 "미래에셋은 한국에서 시작한 운용사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며 "스탁스팟이 세계 시장에서 확장할 기회를 준 운용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에서 만난 운용사나 은행들을 과거 풍습을 그대로 따라가려 하고 미래 지향적이거나 혁신적이지 않은 부문이 있다"며 "한국의 혁신과 비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배울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브리키 스톡스팟 CEO

◇인수 1년 미래에셋과 스톡스팟 협업 시너지 본격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톡스팟을 인수했다.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인수로는 첫 사례다.

당시 지분 53%가량을 인수했지만, 성장률 지표인 운용자산(AUM)이 증가할 경우 인수 가격을 재산정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인수 단계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셈이다.

스톡스팟이 미래에셋그룹 품에 안긴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다. 양사는 이미 상품과 미래기술 측면에서 협업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은 스톡스팟이 확보한 리테일 판매 및 로보어드바이저리 노하우를 활용하고, 스톡스팟은 글로벌X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녹인다.

브리키 CEO는 "글로벌X 호주의 상품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현재 시장 상황에 적합한 배당 포트폴리오와 인플레이션 방어형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출시했다"며 "양사 간 협력을 통해 ETF 상품 및 운용 전략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스톡스팟에 ETF 라인업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스톡스팟의 리테일 판매 채널을 통해 호주 시장 공략에 필요한 고객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스톡스팟의 주요 고객은 투자 전문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다.

호주의 개인투자자가 자산관리사를 통한 전통적인 방식의 자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현지 투자자들은 직접 투자 자산의 규모가 크지 않기에, 적극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부담을 느껴왔다.

지난 10년 동안 스톡스팟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자문 알고리즘을 발전시켜왔다. 고객의 목표와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검토해 적합한 전략을 맞춤형으로 추천한다.

고객의 투자 전략에 반영되는 모든 사항이 리테일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는 데이터 자산이다.

◇호주 퇴직연금 시장 공략…글로벌 사업 시너지 확장

향후 양사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퇴직연금 시장이다.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세계 4위권의 호주 연금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브리키 CEO는 "스톡스팟은 호주의 개인 운영 퇴직연금(SMSF) 사업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신규 진출이 어려운 호주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톡스팟의 현지 전문과 혁신적인 기술을 미래에셋의 글로벌 리소스와 상품군에 결합하면 호주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스톡스팟은 호주 현지 시장뿐 아니라 미래에셋그룹의 모든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계획이다.

그는 "향후 상품, 로보, AI,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에셋그룹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 그룹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포함한 AI 기술을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이에 신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스톡스팟의 데이터 및 자체 AI 알고리즘이 글로벌 법인 사업에 접목될 예정이다.

브리키 CEO는 미래에셋그룹만의 직원과 회사 간의 신뢰 문화도 스톡스팟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래에셋에 일하는 많은 임직원을 만났는데 10년 이상 일하신 직원이 많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상호 간의 신뢰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탁스팟 임직원들도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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