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매에 코스피 100p 급락…"시장 시선은 샴의 법칙으로"
경기 '둔화' 아닌 '침체' 가능성…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외국인들이 현선물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내 증시를 투매하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촉발한 시장 급락 뇌관은 이제 고용지표로 시선이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오후 1시 3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8.56포인트(3.55%) 급락한 2,679.1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200선물도 3.91%가량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09포인트(3.45%) 하락한 785.4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증권가에서 제시했던 8월 하단 전망을 향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 월간전망(화면번호 3003)에 따르면 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 제시한 8월 최하단 레인지는 2,600선이었다.
하락장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천309억 원, 5천873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을 2조5천억원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위주로 하락 기세가 가파른 데에는 간밤 뉴욕증시 급락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7월 제조업 PMI는 46.8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48.8을 밑돌았다. 전월치인 48.5도 밑돌며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ISM 제조업 PMI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는 43.4로 전달 대비 5.9포인트 급락했다. 이러한 지점이 공포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지수(VIX)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VIX는 간밤 18.59에 장을 마쳐 장기 평균인 15 수준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펀더멘탈보다는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 코스피가 연동되는 모습이 나타나며 외국인이 순매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이 금리하락을 기다렸는데, 막상 인하한다고 하니 경기가 안 좋다고 하고 있다"며 "그런데 경기가 둔화 정도가 아니라 침체가 아닐까 하는 걱정 속에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금리 인하론이 제기되던 와중에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며 하락 빌미를 제공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실체를 가늠하기 힘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주요하게 언급된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3일까지만 해도 162엔을 돌파했으나, 정부의 개입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여파로 현재는 149엔까지 한 달 사이 빠르게 급락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투자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이 쏟아지며 기술주가 하락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엔화 강세가 가팔라지며 추가적인 엔 캐리 청산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이날 밤 발표되는 미 고용지표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 금리인하 사이클 ▲ AI 버블 ▲ 샴의 법칙 등은 하락장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3가지 네러티브다.
그중 '샴 리세션 지표'는 실업률을 근거로 리세션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서 샴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만약 이날 고용보고서에서 발표되는 미국 실업률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경우 샴의 법칙 네러티브가 강화되며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밤 미 고용을 보자는 심리가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에 고용이 그간 바랬던 '식는 것'보다 '냉각'으로 가면 경기가 둔화가 아니고 침체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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