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POLL] 속도조절할까…9월 3년 2.95%·10년 3.04%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다음 달 국고채 금리는 약세 요인을 소화하며 제한적으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안정 등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 내년 국채 공급 확대, WGBI 불발 가능성이 그간의 강세 압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국내 역시 강세를 재차 시도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국고채 금리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컨센서스는 국고채 3년물 2.95%, 10년물 3.04%였다. 전 거래일 최종호가 수익률보다 3년물은 1.1bp, 10년물은 3.5bp 높은 수준이다.
이번 달 국고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선물 매수 지속에 따라 전 만기 금리가 3%보다 낮은 수준에서 등락했다.
다만 월말 발표된 내년도 국채 발행 규모가 예상을 큰 폭 웃돌면서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발표일을 포함한 연속 3거래일 간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만계약 이상 순매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국고채 금리가 최근 2달간의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심창훈 신영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 이미 금리가 2번 이상의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점, 그리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채권시장에서 계절적으로 9~11월이 자금시장도 타이트하고 금리가 많이 상승했다는 점도 부담"이라면서 "9월 미국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소폭 강세를 보이겠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되며, 금리 레벨 상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고채 발행 증가로 인한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음 달 중 국채선물 만기와 WGBI 관련 편입 결정 등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가 그간 쌓아온 매수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장에선 WGBI 편입 시점을 올해 9월보다 내년 3월에 좀 더 기대를 걸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외평기금 전용이 어려워지면서 국고채 발행이 예상보다 증가한 부분은 시장금리에 상당 수준 상승 압력 및 커브 스티프닝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국고채 공급 부담을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처가 없다면 발행 부담은 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선물 매도가 불가피하며 국채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WGBI에 거는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하면서 국내 금리 인하에도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될 거란 의견도 나왔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개시가 기정사실화됐고, 향후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인하 속도 빨라질 여지가 확인되며 한은의 금리 인하 전환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9월부터 정부 주도 속 가계부채 증가 억제가 기대돼, 10월 한은 인하 개시 기대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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