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일주일 만에 보험사 CEO 또 회동…가계대출·밸류업 당부하나

2024-09-03     정지서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금융당국과 또 회동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의 상견례를 위해 얼굴을 마주한 지 일주일만이다.

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요 보험사 사장단은 안창국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김 위원장의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세 번째 순서로 보험업계와 간담회를 연 바 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보험업권의 신뢰 회복과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다방면의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보험개혁회의에서 논의한 IFRS17 개선 과제의 올해 말 결산 적용을 확정하며, 새 회계제도 아래 처음 맞이하는 금리 인하기 건전한 수익 증대와 부채 관리를 빈틈없이 해줄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20년 임대주택 사업에 보험사가 직접 뛰어들 수 있도록 신사업 영역을 열어주는 대신 민원 다발 산업이라는 오명을 안긴 업계 내 단기성과 상품의 출혈경쟁 행태를 경고하기도 했다.

상견례 성격이긴 했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간담회가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재차 회동하는 자리가 마련되면서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꺼낼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최근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보험사의 선제 리스크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52조6천억 원에 불과하다. 700조 원에 육박하는 은행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연초 이후 보험사의 주담대 증가 폭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사의 주담대 상품이 자산운용 측면의 장기채권 성격인 데다, 대고객 서비스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도 적다.

다만 은행의 높아진 주담대 문턱 탓에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는 데다, 약관 대출이나 신용 기타 대출은 소폭 늘어나는 추세라 전반적인 가계대출 관점의 관리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과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금융지주 중심의 1차 밸류업 공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줄 주자는 삼성생명 등과 같은 보험사라는 게 금융당국 안팎의 시각이다.

최근 거래소가 삼성과 현대차 그룹 등 지주사 체제의 대기업에 적극적인 밸류업 참여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밸류업 2차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에선 연이은 금융당국의 간담회 요청에 긴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잦은 소통 기회를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앞서 금융위는 보험개혁회의 어젠다를 세팅하는 과정에서 두 달간 고영호 보험과장이 직접 보험사를 찾아다니며 C레벨을 만나기도 했다. 금융당국 인사가 검사가 아닌 면담을 위해 직접 보험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찾아가는 면담 소식이 전해지며 이를 요청하는 보험사가 쇄도해 금융위는 이를 연장, 업계 중소형사 보험사까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한 보험사 대표는 "C레벨 면담을 위해 찾아오는 금융위를 보고 너무 놀랐다"며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겠다는 당국의 변화가 반가울 뿐이다. 발전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잦은 회동을 마다할 경영진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보험업권 간담회 주재
(서울=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보험업권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8.28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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