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임박 석학진단] 김진일 고려대 교수 "10월에 금리 내릴 요인 상당해"

2024-10-07     손지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그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포워드가이던스 등을 통해 금리 인하에 대한 안내가 상당히 나왔다고 본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예상한다."

김진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10월 금통위를 앞두고 중동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국내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릴 요인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수출과 내수를 살펴보자면, 수출의 경우 반도체가 분위기를 이끌면서 우호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기준 7.5% 증가하면서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휴일을 뺀 조업일수 기준 일평균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9월 반도체 수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같은 반도체 중심의 호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내수는 살아날 여지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고 봤다.

그럼에도 금융안정을 흔드는 가계부채 문제가 금리 인하를 불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실물경기 우려와 가계부채 문제 사이에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가가 안정됐으니 경기를 고려한다면 금리를 내릴 요인이 충분하지만, 조심하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 간의 한은의 목표인 물가안정 및 금융안정에 대한 견해가 다를 것"이라며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일 텐데, '어떤 것이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다. 후대가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의 통화정책이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억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다.

관련해서 중앙은행 안팎에서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고 한다. 집값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미치는 한해서만 고려해야 한다는 소극주의와 단순히 물가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집값 가격 자체를 직접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적극주의다.

김 교수는 "주택 등 통상 오래 보유하게 되는 재화의 경우 미래에 대한 예상이 가격을 변동시킨다"며 "그간 소극주의가 우세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이 크게 문제가 된 이후, 자산가격을 직접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늘어났다"고 말했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빅컷(50bp 인하)'을 단행할 수 있을지는 중동 위기와 유가가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중동 사태가 악화되면 수요 악화 측면에서는 빅컷을 할 요인이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 유가가 견인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완화적인 방향은 위험할 수 있다"며 "유가가 관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앞으로 연준이 급격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미래에 대한 전망만 잘 컨트롤할 수 있다면 크게 충격을 주지 않고 서서히 움직이려고 할 것"이라며 "점도표 상에도 올해 남은 회의마다 25bp씩 내리는 것으로 보이고 있고, 내년도 그리 빠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건 우리나라가 미국 금리를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일 텐데, 그간 금리 인상기에 우리나라는 미국의 절반 수준만 올려왔던 것 같다"며 "내려갈 때는 비슷하거나 더 천천히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점차 튼튼해지면서 한은이 연준에 과거보다는 더욱 독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달러가 움직여도 꽤 건강한 나라가 독립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과거보다 많이 독립적일 수 있게 된 것은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제학과 조교수, 조지타운대 경제학과 비상임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1996~1998년, 2003~2011년 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통화정책 전문가이다.

지난 2019년에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정책·글로벌금융분과 위원으로 역임했고 2021년에는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장으로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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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교수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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