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얼마나 내릴까…최종금리는 얼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3년여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돌입한 상황에서 시선은 추가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년 중 두세 차례 추가 인하되며 이번 인하 사이클의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과 중동 리스크, 국내 경기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에서 3.25%로 25bp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0.50%→0.75%) 25bp 인상하며 시작된 통화 긴축 사이클이 38개월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이날 막을 올린 인하 사이클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채권업계 관계자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분기당 한 차례씩 인하해 최종적으로 2.5~2.75% 수준까지 낮춰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한은이 예상하는 중립금리 추정 등을 감안한 계산이다. 지난 5월 한은은 우리나라 명목 중립금리를 1.8~3.3%로 추정했다. 중간값은 2.55%다. 다만 금융안정을 고려할 경우 명목 중립금리 수준은 이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다만 최종금리가 더 높거나 낮을 변수는 즐비하다. 먼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재차 과열될 가능성이 꼽힌다. 다소 둔화 추세를 보이는 주택 심리가 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를 억제할 수 있다.
목표 수준으로 둔화하는 듯하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튈 수 있는 가능성도 살아 있다. 중동발(發) 유가 상승 우려가 잠재해 있고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 등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
호조를 보이는 수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다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낮춰야 할 수 있다. 반도체 사이클이 빠르게 하강한다면 낙수효과를 통한 내수 회복의 길은 요원해진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을 점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중립금리 범위 중간 정도인 2.75%까지 점진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내년에도 국내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정도의 부진함이 이어질 경우 2.50%까지 인하 기대가 확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채권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사이클이 통상 2년 정도 이어지는데 이번 사이클은 그보다 더 짧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수출 실적 호조가 빠르게 마무리되면 내수로의 낙수 효과도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우려가 있고 금리를 더 낮춰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봤을 때도 분기별로 한 차례씩 인하해 내년 3분기에는 2.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고 수출도 고점을 터치하고 내려올 수 있어 최종 금리는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내년 3분기까지 2.50~2.7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요인으로는 금융안정과 대외적으로는 미국 고용시장과 유가 등을 감안하며 최종금리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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