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신규 기업대출 사실상 축소…자본비율·연체율 관리

2024-11-01     윤슬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우리은행이 사실상 신규 기업대출을 축소한다.

지점장 전결로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 신규 대출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연체율 상승을 제어하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에 업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직원들이 반발하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사과하기도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점장의 신규 기업대출 금리 전결권을 제한한다.

기준금리에 영업비용과 마진을 담은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빼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대출 영업 활성화를 위해 지점장에게 줬던 우대금리 조정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점장의 금리 전결권을 제한할 경우 사실상 신규 대출 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발생하면서 일선 창구에서의 영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전체 신규 대출 규모도 줄어들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규 기업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지점장의 금리 전결권을 제한하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이러한 결정으로 직원들의 업무 평가에서 혼선이 빚어지게 됐다.

우리은행은 당초 11월 말까지 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직원들의 업무를 평가할 계획이었으나, 시기를 10월로 한달 앞당기기로 했다.

직원들의 대출 영업이 축소되면서 업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직원들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병규 행장은 지난달 31일 전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사과하고, 평가상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진화했다.

조 행장은 "여신심사, 성과평가지표(KPI) 기준 변경 등 정책 변화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혼란을 드린 점 사과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평가상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조 행장은 기업대출 축소와 관련해선,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의 확산으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가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자본비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밸류업 계획에 따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은행의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 변화 대응과 밸류업 계획 완수를 위해 대출 자산 감축은 물론, 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치우친 자산의 리밸런싱과 연체율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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