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 싱가포르 인프라 PE 세라야파트너스 제임스 천 대표

2025-10-15     양용비 기자

최근 준공된 강남 데이터센터에 투자, 에너지 전환·디지털 인프라 겨냥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올해 7월 서울 강남 양재동에는 40메가와트(MW) 규모의 친환경 데이터센터가 들어섰다. 강남과 광역 수도권의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을 개선해 줄 보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남 데이터센터는 싱가포르 자본이 투입되면서 준공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인프라 투자 전문 사모펀드(PE)인 세라야파트너스가 대규모로 투자해 준공한 곳이 바로 강남 데이터센터다.

세라야파트너스의 창업자인 제임스 천(James Chern) 대표는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 선진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긴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선박 등 인프라 분야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제임스 천 세라야파트너스 대표

◇에너지 전환·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한국이 매력적

2021년 설립된 세라야파트너스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선진국 아시아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에 집중해 투자하는 GP다.

2021년 첫 펀드를 출시해 2025년 2분기 기준 Gross IRR 37.2%, Net IRR 22.1%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투자정보 업체 프레퀸(Preqin)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하 규모 글로벌 인프라 펀드 중 Net IRR 성과로 1위다.

성과의 중심에는 천 대표가 있다. 인프라 투자 업계에서 20년 넘게 몸담은 그는 모건스탠리 인프라 파트너스에서 인프라 투자를 담당했다. 이후 모건스탠리 출신이 모여 설립한 글로벌 GP에 창업멤버로 합류해 아시아 대표로 활동했다.

10년 가까이 글로벌 GP에서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다 싱가포르에 세라야파트너스를 창업한 시기가 2021년이다.

그는 "아시아 현지에 기반을 둔 펀드가 제한적이고,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해 세라야파트너스를 설립했다"며 "경제 규모나 산업 규모가 크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저평가된 지역인 선진국 아시아를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라야파트너스가 겨냥하는 아시아 선진국 및 일부 동남아 지역은 서유럽 GDP 규모의 80%에 해당하는 큰 시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을 '키 마켓(Key Market)'으로 꼽았다.

천 대표는 "한국은 산업화가 아주 잘 돼 있고 경제 규모도 상당하다"며 "때문에 투자 안전성이 높고 진보된 인프라 투자에 매우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투자 대상은 어드밴스드 인프라(Advanced Infrastructure)다. 도로, 철도, 공항 등의 전통적인 인프라는 인구 성장을 보조하는 기능을 해왔다. 반면 어드밴스드 인프라는 머신과 디바이스, 데이터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이에 그는 "최근 인구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기술과 머신, 디바이스와 데이터의 성장은 굉장히 빠르다"며 "세라야파트너스는 인구 성장에 기반한 인프라보다는 머신, 디바이스와 데이터 트래픽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더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얘기했다.

데이터센터와 광통신망, 통신타워 등이 대표적인 어드밴스드 인프라로 꼽힌다.

이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전환 인프라도 데이터센터 등과 연계가 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 강남에 준공한 데이터센터는 한국에 처음 투자한 사례인 만큼 세라야파트너스에게 의미가 있는 자산"이라고 부연했다.

올 하반기 준공한 강남 데이터센터는 '그린 데이터센터'를 표방한다.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천 대표는 "토목과 환경, IT 등에서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팀원들이 있어 기술적인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인프라 투자의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라야파트너스는 기술 발전 방향을 유심히 살피고 있으며, 수소나 바이오메탄, SMR(소형원자력) 등 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분야를 융합하는 형태의 새로운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차별화 포인트, 현지화·초기 육성

세라야파트너스는 차별화 포인트로 현지화와 투자 플랫폼 초기 육성을 꼽았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에 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세라야파트너스의 첫 펀드인 Fund I에서 투자한 엠피리언 디지털과 사이언 리뉴어블등은 모두 플랫폼 설립부터 참여해 함께 성장시킨 사례다.

플랫폼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매입한 자산이 아닌 만큼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할 수 있었다는 게 천 대표의 설명이다.

천 대표는 "아시아에 기반한 투자자인 만큼 각국의 언어와 문화,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공정 가격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타 글로벌 투자사의 경우 현지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관광객'처럼 투자를 하기 때문에 현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해가 낮아 높은 가격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재무적투자자(FI)들은 숫자와 재무제표에만 집중해 투자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세라야파트너스는 인프라의 기술적인 방향성, 메가트렌드를 깊게 고민해 투자해 다른 FI와 경쟁을 피하며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에 투자해 왔다"고 덧붙였다.

투자 위원회가 아시아 현지에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높은 지역 이해도를 바탕으로 동일 시간대에서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뿐 아니라 수익들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현지 사회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Fund II, 성공 사례 재현 목표

세라야파트너스는 올해 3월 15억 달러 규모의 신규 펀드인 Fund II를 론칭한 것으로 전해진다. Fund I과 같이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를 겨냥한 펀드다. Fund I의 성공 사례를 재현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Fund II는 현재 글로벌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해 다극화 체제가 심화하는 만큼 지역 통합의 초점을 맞춰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아시아 주요국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례는 각 지역 간의 협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데이터센터와 도쿄 데이터센터가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관심 분야로는 재생에너지와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등을 꼽았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한국에서 더 빠르게 성장할 분야라고 판단해 적극적인 투자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천 대표는 "해저케이블이나 케이블 등의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프라도 기회가 생기면 지속해 투자할 것"이라며 "진보된 인공지능(AI)을 서포트하는 인프라 투자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 방식의 다양화도 고려하고 있다. 예컨대 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 방식도 고려 대상이다. GPU 등 장비 리스 분야로 한국 시장에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양 에너지 전환, 한국이 핵심 시장

세라야파트너스는 선도적으로 해양 에너지 전환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로 2022년 사이언(CYAN)도 설립했다. 장기 계약 기반으로 친환경 분야에서 선박을 소유·운영하는 기업이다.

기존 오일 가스 사업에서 벗어난 최초의 해양 에너지 전환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과 에너지 자립도 개선을 위해 해상 풍력은 태양광 부지 등의 제약이 적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서도 사이언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해양 에너지 전환에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최근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영역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천 대표는 향후 한국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찾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재능있는 인력들의 합류를 원하고 있다.

천 대표는 "세라야파트너스의 비전 중 하나는 아시아의 파워"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현지 파트너와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속적인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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