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또 바뀐 거래소 대문…여의도에 번지는 자본시장 열기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또 한 번 '대문'을 바꿨다. 여의도 중심에 있는 거래소 앞을 지나는 사람들과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있는 시민들의 시선은 거래소 본관 전면을 가득 메운 거대한 플래카드에 향한다.
전날 새로 걸린 플래카드에는 'KOSPI 사상 최초 4,000 돌파'라는 황금빛 글씨가 자본시장의 자부심을 드러내듯 새겨졌다. 실제로 코스피는 주요 20개국(G20) 중에 압도적인 상승률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거래소 전면에 플래카드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 9월이다. 코스피가 역사상 신고점을 돌파하면서 외벽을 장식했다.
그때의 플래카드는 흰 바탕 위에 장대높이뛰기하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 'KOSPI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문구와 우상향하는 캔들 차트를 통해 지수를 향한 상승 기대를 바라는 의미가 전해졌다.
당시가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였다면, 이번엔 성취와 자신감이 엿보인다. 배경은 짙은 남색으로 바뀌었고 황금빛 글자가 중심을 차지했다. 그 주변엔 팡파르와 별빛들이 흩뿌려졌다.
물론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KOSPI 5,000시대를 향한 자본시장의 도전은 계속됩니다'는 문구는 유지됐다.
여전히 코스피 목표는 5,000고지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거래소가 약간의 자신감을 더한 모습으로 읽힌다.
시장의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피는 전날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주 4,000시대를 열었고, 4,100, 4,200선까지 단숨에 돌파했다.
현재 신고점 랠리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거의 20%(19.94%) 가까이 뛰었고, 연간 상승률은 70%를 넘어섰다.
코스피 5,000을 향한 도전에 대한 기류 변화가 엿보인다. 지수 자체가 커질수록 같은 상승률을 기록해도 상승 폭은 커지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00% 더 올라야 한다. 하지만 2,000에서 3,000으로 오르려면 50%, 3,000에서 4,000은 33% 오르면 된다.
이제 4,000에서 5,000으로 가는 길은 25%만 더 오르면 된다. 머지않아 한 번은 5,000을 찍어볼 만한 레벨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지수 상승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눈에 띈다. 전날 외국인과 기관이 하방(매도) 압력을 가해도 개인 매수세는 지수를 끌어올렸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7일 81조 원대에서 28일 83조 원대로, 29일부터 85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에 대한 투자는 시장에 대한 신뢰로 보인다. 금융당국부터 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공정한 거래 환경 구축 등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은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의 열기와 분위기를 반영해 거래소의 바뀐 플래카드가 국내 투자자의 기대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바뀌길 기대해본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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