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성장' 찍히면 벌어질 일은…테일러룰로 뜯어 본 채권 공포

2025-11-13     노현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란 예상에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대 숫자가 찍히면 기준금리 인상 프라이싱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시장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 지표물 민평금리는 전일 2.910%로 기준금리를 40bp가량 웃돌았다.

통상 중단기 금리엔 통화정책 전망이 반영되는데 향후 한은의 다음 행보가 인상일 것이란 우려가 녹아든 셈이다.

이러한 우려는 이창용 총재가 전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 가능성을 열면서 커졌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 "2주 뒤 상향 조정 가능성(upside potential)이 있다"며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은 경기 상황 개선으로 볼 때 2% 수준까지 전망치 상향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가파른 약세로 반응했다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내년 성장률 관련 전문가들의 눈높이도 빠르게 조정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2.2%대 전망까지 제시되고 있다.

씨티는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2%로 상향 제시하며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경제 상방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출 관련 가격이 전년 대비 40%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수량까지 12% 확대되면서 내년 성장률에 1.3%포인트 기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이 정도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된다면 인상 우려가 커질 여지가 있다.

직관적으로 단순화한 테일러룰로 보면 물가갭이 크지 않은 현 상황에서 GDP갭의 영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물가 갭은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에서 인플레 목표치를 뺀 수치다.

한은은 지난달 20일 물가상황점검회의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말과 내년 초 다시 2% 내외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명목 중립금리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9월 11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 금리의 중간 정도로 뉴트럴한(중립) 수준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져서 GDP갭이 상당한 플러스로 전환되고,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가시화된다면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높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일례로 2%를 크게 상회하는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되면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1.8%를 상당 폭 웃돌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하락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 압력을 더 크게 볼 여지도 있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진다면 성장률 전망치에서 잠재성장률을 뺀 GDP갭 수치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그간 잠재성장률을 못 따라간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지만, 금융안정 요인까지 고려하면 이 주장이 약화할 여지도 있다.

최근 주택시장 우려가 지속하는 데다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큰 변동성을 보여서다.

다만 잠재성장률 하락이 중립금리에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진다면 다소 낮은 중립금리 수준에서도, 균형 물가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한은은 적정기준금리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 등을 고려한 여러 모델을 참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코로나 후반기에도 채권시장은 한은 메시지보다 더 선제적으로 움직이며 약세로 반응했다"며 "아직은 그 정도 아니란 말보다는 펀더멘털상 통화정책이 어떤 경로를 향할지 주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관의 한 참가자는 "내년에 2% 초중반 수준으로 성장해야 실제 GDP 수준이 잠재 GDP 수준을 상회할 것이다"며 "물가까지 최소 2.5% 수준으로 튀어야 한은이 금리인상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전일 박 부총재보도 "이 총재의 발언이 금리 인상을 검토한다는 말은 아니다"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이 그렇게 단기간에 바뀔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단순환화한 테일러룰
Feds, CFA 커리큘럼북 등

 

국고채 3년 민평금리와 기준금리 스프레드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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