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트럼프의 연준 압박' 부메랑일까…뭉치는 지역 연은 총재들

2025-11-14     김성진 기자

내년 2월까지 재임명 절차…리사 쿡 논란 속 '전원통과' 이례적 관심

관할 지역서 인플레 우려 더 커졌을 수도…베이지북 주목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출처: 클리블랜드 연은 홈페이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매파적인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장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라는 경기 하방 재료를 겪었음에도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내키지 않다거나 아예 반대하겠다는 언급들이 줄을 잇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은 50%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날 평소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여온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인하가 없다거나 확실히 인하라고 단정 짓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이사와 달리 '대통령의 지명→상원 인준'을 거치지 않는 지역 연은 총재들은 과거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주장을 펼쳐왔다.

순회 형식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점은 지역 연은 총재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구조적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연준에 대한 압박을 전례 없이 높인 뒤로는 지역 연은 총재들의 운명도 정치적 파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게 됐다. 지역 연은 총재들도 연준의 '독립성' 문제를 절감하게 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가 성공한 뒤 연준 이사회(FRB)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들이 과반을 차지하게 되면 '미운 털'이 박힌 지역 연은 총재들은 재임명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FRB뿐 아니라 지역 연은으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치게 되는 셈이다.

지역 연은 총재들은 1과 6으로 끝나는 해의 2월에 5년간의 고정 임기가 종료된다. 5년 임기를 재차 부여할지는 FRB가 최종 승인한다.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이례적으로 내년 2월까지인 재임명 절차에서 12명 전원이 재임명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동안은 전원이 재임명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일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과정을 진행 중이며, 시의적절하게 완료할 것"이라면서 "그게 정말로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며 말을 아꼈다.

관할 지역에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을 만나는 지역 연은 총재들의 활동을 고려하면 셧다운으로 공식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는 동안 현지에서 전해 들은 사정을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음을 알게 됐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추가 금리 인하에 앞장서 반대해온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 6일 연설에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힌 뒤 "데이터와 실제 삶의 이야기는 고조된 인플레이션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FOMC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했던 수전 콜린스 총재는 12일 연설에서 "당분간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뉴잉글랜드 전역의 관계자들과 대화할 때마다 높아진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듣는다. 이런 환경은 기업의 가격 결정과 노동자의 임금 요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합리적인 시간 내에 물가안정을 회복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셧다운 여파에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예 나오지 않게 된다면 지역 연은들이 수집한 경제 동향이 담긴 '베이지북'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 12월 FOMC(9~10일)에 활용되는 베이지북은 오는 26일 발표된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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