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에 '구원투수' 국민연금 등판…진정제 투여하는 당국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하자 외환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등판해 환율 안정에 나선다.
국민연금은 환 헤지, 외환당국과 외환스와프 등 환율을 진정시킬 수단들을 동원해 상방으로 쏠려있는 움직임을 제어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당국은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논의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의 핵심 매수 주체로서 환율이 요동칠 때마다 소방수로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최근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450원을 넘어 지속 상승하자 결국 국민연금이 나서게 될 것이란 기대를 해왔다.
이날 국민연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1,474.90원까지 뛰었던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50원 중반대로 미끄러지며 레벨을 20원 가까이 낮췄다.
당국과 논의가 시작됐다는 소식만으로도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향후 국민연금이 환율 안정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추가 하락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예상되는 조치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및 연장이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시장을 거치지 않고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화를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달러-원 환율 상방 압력을 해소하게 해준다.
현재 스와프 한도는 650억달러로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급등하자 500억달러에서 상향 조정됐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도 달러-원 환율의 '진정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검증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자 전략적 환 헤지를 발동하면서 달러화 매도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보유한 해외 자산의 10% 수준에서 전략적 환헤지를 할 수 있는데 선물환 매도를 통해 헤지를 하면 현물시장에 달러화가 풀리게 된다.
이런 조치들 속에 올해 초 1,480원대까지 오르며 가파르게 뛰었던 달러-원 환율은 꾸준히 낮아져 지난 5월 이후 1,300원 중반대에 안착했다.
환차익 확보와 환율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국민연금은 지난 6월경 전략적 환 헤지를 중단했다.
그러나 다시 달러-원 환율이 뛰면서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 헤지나 외환스와프를 통해 환율 안정화에 힘을 보태야 하는 상황이다.
당국은 국민연금과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앞으로 세부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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