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마감] 외국인 2.3조 '투매 폭탄'…코스피 4000선 턱걸이

2025-11-14     이규선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 3천억 원이 넘는 '매도 폭탄'을 쏟아내며 코스피가 4% 가까이 폭락했다.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개인 투자자가 3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는 4,010선에 간신히 걸치며 장을 마감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9.06포인트(3.81%) 급락한 4,011.5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0.47포인트(2.23%) 떨어진 897.90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의 투자심리는 밤사이 미국발 악재에 크게 위축됐다.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50% 수준까지 낮아진 가운데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며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점이 국내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실적 부진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자 지분을 보유한 SK하이닉스(-8.50%)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삼성전자도 5.45% 급락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3천5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보였다. 기관도 9천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3조 2천억원 순매수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셧다운 종료에도 경제지표로 인한 변동성 확대, 금리 동결 우려, AI 고평가라는 삼중고를 겪었다"면서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AI 고평가 논란 속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업종이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의 영향으로 일부 산업재는 선별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팩트시트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공식 승인, 미 함정의 한국 건조 진행 등의 내용이 담기면서 HD현대중공업(3.17%) 등 조선주는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배당주를 함께 담는 바벨 전략도 유효하며, 오는 20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AI 거품 논란 완화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은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의 2조 원이 넘는 주식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한미 팩트시트의 '외환시장 안정' 문구 효과로 전일 대비 10.70원 하락한 1,457.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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