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AI거품론 속 나스닥 간신히 '빨간불'…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혼조로 마감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강세를 반납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정책금리 인하 불확실성 속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대한 감가상각 논란 여파가 작용했다.
나스닥 종합지수(+0.1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05%)는 보합권이었고, 다우지수는 0.65%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틀 연속으로 장기물의 상대적 약세 속에 내림세를 보였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영국 정부의 재정 개선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영국 국채(길트)에 대한 투매를 촉발하면서 파장이 미 국채 시장에도 전달됐다. 다만 장 초반에는 가파른 강세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장중 변동성이 상당히 큰 편이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장중 누그러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당국자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에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는 영국 정부가 근로 소득세 인상 추진을 포기한 데 따른 재정 우려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대만달러는 미국과 대만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하자 급등했다.
뉴욕 유가는 2% 넘게 급등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의 주요 원유 수출 항만에서 수출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에너지 콘퍼런스 연설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약간 제약적이라고 본다"면서 "대략 내가 보기에 있어야 할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이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은 총재는 "12월 회의를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거나 고용시장이 지금의 점진적 냉각을 넘어 뚜렷하게 둔화하지 않는 이상 또 한 번의 금리인하를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오는 20일 9월 고용보고서(비농업 고용)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9.74포인트(0.65%) 내린 47,147.4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38포인트(0.05%) 떨어진 6,734.11, 나스닥종합지수는 30.23포인트(0.13%) 오른 22,900.59에 장을 마쳤다.
AI 산업을 둘러싼 불안감과 저가 매수 심리가 뒤엉키면서 주가지수는 급등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1.42% 급락하며 개장했고 S&P500 지수는 -0.97% 갭하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전날 증시를 짓눌렀던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와 AI 거품론 등 불안 요소들이 여전히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AI 인프라의 감가상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AI 거품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기술 인프라 투자자)들이 AI 칩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는 만큼 AI 칩의 실제 가용 연한은 회사의 실적과 기업 채권 투자자, 대출 기관에 핵심 요인이 된다. 빅테크들의 예상보다 AI 칩의 감가상각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면 실적 전망치와 회사채 금리, 주가까지 모두 재산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엔비디아의 AI 칩과 서버가 최대 6년 동안 사용 가능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빨리 감가상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MS조차 최근 연간보고서에선 자사 컴퓨터 장비의 내용연수 최저치를 2년으로 제시했다. 6년보다 훨씬 짧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마이클 버리가 감가상각 논란에 불을 댕기면서 월가에선 관련 기사와 분석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 자체가 증시에는 부담이 되는 흐름이다.
다만 이날도 주가지수의 갭하락 후 저가매수가 들어오는 패턴이 나타났다. 올해 상승장에선 이 같은 패턴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자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위험 선호와 위험 회피 거래 유형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고 있다"며 "이 변동성에는 어느 정도 바닥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연말까지 1~2% 사이의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 이상 오른 반면 소재는 1.18% 하락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테슬라가 올랐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 중 -3.39%까지 급락하다 약보합으로 낙폭을 줄였다.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이날도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은 만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약간 제약적이라고 본다"며 "대략 내가 보기에 있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는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주가가 1.25%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54.2%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의 49.9%보다 더 높아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17포인트(0.85%) 내린 19.83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3.70bp 오른 4.148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140%로 같은 기간 2.5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7460%로 4.40b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2.20bp에서 53.4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길트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유럽 거래에서부터 미 국채금리를 밀어 올렸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노동당의 지난해 총선 공약을 깨는 것을 무릅쓰면서 추진했던 소득세 인상을 폐기했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이 내년 재정 부족분을 종전 350억파운드에서 200억파운드로 낮춰 전망한 점이 그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전해졌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대형 헤지펀드에 자문을 제공하는 LB매크로의 사이먼 하비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은 길트 수익률을 낮추고 OBR의 전망을 적절한 위치에 놓기 위해 필요한 건 모두 말한 것 같다"면서 "그들은 갑자기 전망 안에서 정책을 철회할 수 있는 여력을 찾았다"고 꼬집었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의 벤 자란코 부소장은 "이것은 정책을 이끌어가는 합리적인 방법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정책이 성급하게 진행될 수 있고, 정책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길트 10년물 수익률은 4.5813%로 전장대비 13.87bp 뛰어올랐다. 재정 우려가 불거질 때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받는 길트 30년물 수익률은 5.3986%로 16.54bp나 상승했다. 리브스 장관이 거취 논란으로 국회에서 눈물을 보여 시장을 놀라게 했던 지난 7월 2일(+19.02bp)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 오전 거래로 접어든 직후에는 빠르게 하락 반전했다. 뉴욕증시 주가지수 선물이 기술주 거품 우려 속에 급락세를 보이자 위험회피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뉴욕증시 개장 직후 나스닥을 중심으로 신속한 반등 움직임이 나타나자 미 국채금리도 이를 뒤따라갔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4.0640%까지 물러선 뒤 튀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또 나왔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에너지 콘퍼런스 연설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약간 제약적이라고 본다"면서 "대략 내가 보기에 있어야 할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7분께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45.9%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50.1%에서 낮아졌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장 49.9%에서 54.1%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4.528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4.542엔보다 0.014엔(0.009%) 소폭 내려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211달러로 전장 대비 0.00120달러(0.103%) 하락했다.
독일 공영매체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하원 예산위원회는 2026년 총 1천800억유로(약 304조3천억원)의 신규 차입을 하겠다는 정부 예산안을 승인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신규 차입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278로 전장 대비 0.097포인트(0.098%) 높아졌다.
달러는 뉴욕장 초입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자 99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분위기가 반전하면서 연준 고위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조명을 받자 미 국채 금리 반등과 맞물려 강세 압력을 받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0.89%까지 오르기도 했다.
란데부르그 탈만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필 블랑카토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강할 것이라는 기대가 저가 매수의 근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 슈미드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우리는 방심할 여유가 없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가격 설정을 둘러싼 심리를 변화시킬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은 총재는 "12월 회의를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거나 고용시장이 지금의 점진적 냉각을 넘어 뚜렷하게 둔화하지 않는 이상 또 한 번의 금리인하를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반영하며 장중 99.380까지 레벨을 높이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데이터 발표가 재개됨에 따라 금리 차 변동성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1681달러로 전장보다 0.00175달러(0.133%) 내려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그간 근로 소득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이런 방안을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소득세 인상으로 재정 부족분을 채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영국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파운드도 약세 압력을 받았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뉴욕장에서 한때 1.31230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맥심 다르멧은 "(소득세 인상이 아닌) 지출 삭감과 고소득·부유층 대상 세금 인상에 의존하는 것은 세수가 제한될 수 있어, 채권 투자자를 설득할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7939스위스프랑으로 전장보다 0.0009스위스프랑(0.113%) 올라갔다.
미국은 이날 스위스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그 대가로 스위스 기업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2천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006위안으로 전장보다 0.0026위안(0.037%) 상승했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30.792대만달러로 0.2950대만달러(0.949%) 급락했다.
미 재무부와 대만 중앙은행은 "양측은 환율이나 국제 통화체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국제수지 조정을 방해하거나 부당한 무역·경쟁 우위를 얻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0달러(2.39%) 오른 배럴당 6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종가 60달러선을 회복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만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박해 있던 선박과 아파트 건물, 원유 저장소가 피해를 입었고 선원 3명이 다쳤다.
글로벌 공급량의 2%에 달하는 하루 22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 노보로시스크 항만은 이번 공격 이후 원유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러시아 터미널에 가해진 타격이 매우 크며, 이전 공격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는 "이러한 공격의 강도가 높아졌고, 훨씬 자주 발생한다"면서 "결국 지속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곳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I는 이번 주 들어서는 배럴당 0.34달러(0.57%)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 3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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