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전단채도 유찰…초단기 금리 급등 속 자금 여력은

2025-11-17     피혜림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분위기도 싸늘한 모습이다.

초단기 금리 급등세 속에서 'A1' 공기업의 전자단기사채도 유찰을 피하지 못했다.

조달 시장을 찾은 기업들은 발행 금리를 높여 수요를 찾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채권 유통시장에서도 민평보다 높은 수준으로 거래가 이어지면서 기관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시장의 자금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가운데 레포 금리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투자심리 위축 수준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훌쩍 뛰어오른 초단기 금리…남동발전 유찰도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남동발전(A1)은 61일물 전단채 입찰에 나섰으나 유찰을 택했다.

다만 같은 날 입찰에 나선 'A1' 한국장학재단과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무사히 입찰을 마쳤다.

장학재단은 500억원 규모의 31일물 CP에 1천억원이 유입됐다.

가스공사는 24일물과 31일물을 각각 2천700억원, 2천200억원어치 찍기로 했다. 24일물에는 6천200억원이, 31일물에는 5천500억원의 주문이 모였다.

지난주의 경우 6개월 미만의 초단기 시장을 중심으로 금리 급등 현상이 두드러졌다.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지난주에는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전주 대비 12.0bp 올랐다.

같은 기간 6개월 이하 은행채 민평 금리 역시 7.2bp 상승했다.

지난주 은행채 1년은 4.9bp, 국고채 1년은 0.8bp, 국고채 3년은 5.0bp 올라 시장 전반의 금리 상승세는 계속됐으나 상대적으로 초단기 구간의 약세가 두드러졌던 셈이다.

 

주간 기준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앞서 6개월~1년 구간의 은행채 또는 그 위의 구간이 망가졌다면 지난주에는 초단기물의 금리가 더 급등했다"며 "6개월~1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3개월 CD를 팔고 그 구간으로 옮겨갈 유인이 생긴 점이 영향을 미친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6개월 CD 금리 등을 고려할 때 이제 합리적으로는 CD 또한 여기서 더 오를만한 레벨은 아니다"며 "하지만 초단기 급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급등으로 단기금융 시장에서의 조달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IB 관계자는 "6개월물 은행 정기예금 담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호가가 3.15%까지 올라서는 등 발행금리를 높여 태핑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금리 수준을 높여 수요를 겨우 모아 찍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발행한 국내 은행권의 예담 ABCP 금리는 2.9% 후반대에서 3.0%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6개월물 예담 ABCP는 발행 직후 시장에서 2.6% 초반대 금리로 소화됐다.

 

◇유통시장 약세 부담도 지속…투심 위축 가속

시장 부담은 초단기 구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통시장에서도 크레디트 전반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지난주 내내 크레디트물들이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면서 기관들의 평가 손실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자금 여력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리를 높여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 부담발 투자심리 위축의 여파라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자금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드러나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 자금의 문제까진 아닌 듯하다"며 "레포금리 역시 2.51%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체 시장의 문제로까진 보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연말 기관들의 자금 회수 시기인데다 시장 투자심리 악화로 기관들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의 유동성이라는 게 결국 채권을 담보로 레포를 활용해 일으키는 가상의 자산 같은 측면이 있다"며 "위축된 투심 환경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면 더 걷잡을 수 없을 터라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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