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카드사도 못 버텼다…카드론 취급액 10조 무너져
(서울=연합인포맥스) 허동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취급액이 처음으로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6·27 대책 등에 막혀 핵심 수익원인 카드론을 늘릴 수 없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론 잔액이 많은 7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올 3분기 신규 카드론 취급액은 9조8천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분기 기준 카드론 취급액이 10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이번 3분기가 처음이다.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이 직전 분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에서 직전 분기 대비 20.8%가량 줄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12.6%, 11.1%씩 줄며 뒤를 이었다.
카드론 취급액이 가장 많은 신한카드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4.9% 정도 감소했으며, 지난해 4분기 2조5천6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2천136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동일 연도 내에서 카드론 취급액이 감소한 것은 2023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누적 취급액 기준 전체 카드사업 부문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모든 카드사에서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올 초 전체 카드사업 부문에서 약 4.74%였던 카드론 취급 비중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0.41%포인트(p) 감소하며 카드론 취급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처럼 올 3분기에 카드론 취급 실적이 일제히 꺾인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3단계 DSR을 시행하며 카드론을 기타대출로 분류하고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한 데 이어 6·27 대책에서는 카드론을 연소득 100% 이내로 한도를 정하는 신용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카드사들이 내어줄 수 있는 카드론 한도 자체가 줄며 신규 취급액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9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잔액 역시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9월에는 9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이 전월 대비 전부 줄어들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성과급 등으로 자금 수요가 감소하며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 감소세는 규제 영향이 크다"며 "3단계 DSR 시행과 신용대출 연소득 제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취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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