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운용사 실적 보니…미래에셋 '독주' 속 삼성 '반격'
AUM 쟁탈전 격화…광고선전비도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등 뜨거운 증시 랠리(강세장)에 힘입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잔치'를 벌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천억 원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영업이익으로 1강 체제를 공고히 한 가운데 지난 2분기 주춤했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강자 삼성자산운용이 운용자산(AUM)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급증시켰다.
ET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동력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도 자금을 끌어모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3분기 일제히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뜨거운 증시 덕에 펀드 평가가치가 상승하고,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면서 운용업 본연의 수익성이 크게 강화된 결과다.
독보적인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아성은 한층 더 견고해졌다. 3분기에만 1천9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쓸어 담으며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수수료 수익이 2천402억 원에 달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증명했다. AUM도 14조6천억 원 급증하며 총 161조 원을 돌파,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3분기 가장 선전한 것은 삼성자산운용이다. 2분기 이익 순위 6위로 밀려나며 체면을 구겼던 삼성자산운용은 3분기 영업이익이 372억 원으로 전 분기(249억 원) 대비 49.5%나 폭증했다.
이러한 극적인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자금 유치 능력이 있었다. 3분기 동안 삼성자산운용의 AUM은 16조7천억 원이 늘어나며 업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증시 활황으로 ETF 순자산가치가 상승한 데다, 'KODEX'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결과다.
중위권 운용사들의 추격전은 AUM 유치 경쟁으로 집약되며 한층 더 뜨거워졌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장 속도가 매서웠다. 3분기에만 AUM이 9조6천억 원 늘어났다. 2분기 대비 16.5% 증가한 수치다. AUM 급증에 힘입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98억 원을 달성해 상반기 6개월간 벌어들인 순이익(283억 원)의 70%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냈다.
신한자산운용의 공격적인 영업도 눈에 띄었다. 3분기 AUM을 6조 원 이상 늘려 70조 원 고지를 넘어섰고 166억 원의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 역시 AUM이 2조7천억 원 증가하며 94조 원을 돌파, 3분기 2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운용사들의 광고선전비도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이 38억 원을 집행하며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케이비자산운용이 15억5천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자산운용도 3분기에만 5억 원이 넘는 광고비를 집행, 상반기 전체 집행액에 육박하는 비용을 쏟아부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러한 마케팅 경쟁의 배경에는 ET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다. 현재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80조 원으로, 연초 173조 원 대비 100조 원 넘게 폭증했다. 시장이 공격적으로 커지면서 과거 기관 투자자 위주에서 벗어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의 필요성이 급증한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회사가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하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ETF 시장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광고비 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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