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기후위기를 기회로…전후방 산업 고려한 공급망 갖춰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후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해 경제구조 재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제주 메종글래드에서 열린 '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투자를 유치하는 동력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한 전력 공급 확대를 넘어, 전후방 산업을 고려한 공급망을 갖추고 전문기업과 인력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오늘의 논의가 기후위기를 '위험'이 아닌 '기회의 창'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우선 이 총재는 현재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저탄소 전환이 지연되거나 기후충격이 누적되면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탄소감축 과정이 우리 경제의 산업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미칠 영향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각 지역이 처한 여건과 산업구조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기후대응은 이처럼 지연의 비용과 과속의 부담이 공존하는 과제로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균형 있는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에 앞서 제주가 지닌 상징성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꼽았다. 제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작년 기준 약 20%로, 전국 평균(10.5%)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제주가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과다"며 "육지와의 전력 연결이 제한된 가운데 사실상 독립적인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는 점에서, 제주의 한발 앞선 재생에너지 기반 계통 운영 경험은 향후 전국 단위의 에너지 전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인 교훈을 제공하는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은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지난해 지속가능성장실을 신설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한은은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관점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관련 논의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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