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사모투자 조정기 진입…韓, 거버넌스 개선 본격화"
"6호 바이아웃 펀드 55억달러 모집…LP 80% 재출자"
'규모·실적·사회적 책임' 3대 원칙 연차총회서 제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전 세계적으로 사모투자 시장이 구조적 조정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한국 시장은 상법 개정에 힘입어 기업 거버넌스 개혁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했고,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주된 원칙으로 삼아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17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연차총회를 개최하고 기관투자자(LP)를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MBK는 글로벌 사모투자 시장이 밸류에이션 부담과 거래 지연 등으로 구조적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전 세계 자금 모집(펀드레이징) 규모는 연평균 9% 감소했고, 아시아 지역 운용사(GP)의 자금 모집은 28% 줄었다. 투자 회수(엑시트) 속도는 2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회수 자산이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다만 MBK는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시장 투명성 강화로 한국과 일본에는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이 모이고 있다고 짚었다.
MBK는 올해 상법 개정에 따라 한국에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전통 자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프라이빗 크레딧(사모신용)과 스페셜 시츄에이션(특수상황) 투자가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장기간 진행된 기업 거버넌스 개혁으로 주주가치 중심 경영이 확산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사모주식(PE)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봤다. 일본 PE 시장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31.2%로 미국(27.1%)과 유럽(21.7%)을 앞섰다.
MBK는 회사가 일본 중형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한국 대형 바이아웃 시장에서 각각 33%, 4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은 2022~2024년의 침체기를 지나 점진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MBK는 '홈플러스 사태'를 인식한 듯 이번 연차총회에서 "재무적 투자 성과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자 한다"며 "투자자의 역할은 자본 공급을 넘어 위기 시 기업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연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전략적 투자자에 홈플러스를 매각해 기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MBK는 6호 바이아웃 펀드에 총 55억달러(약 8조원)의 출자를 최종적으로 약정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LP 가운데 80%가 6호 펀드에 재출자했다.
올해 신규 투자는 29억달러(약 4조1천억원)로 투자 대상은 일본 아리나민제약과 FICT, 고려아연[010130] 등이었다. 출자자에게는 24억달러(약 3조4천억원)를 분배했다.
MBK는 향후 투자의 4가지 핵심 사항으로 인공지능(AI)과 일본 시장, 헬스케어·소비자 섹터, 프라이빗 크레딧·하이브리드 금융을 꼽았다.
MBK는 규모와 트랙 레코드(실적), 사회적 책임을 3대 원칙으로 삼고 단기 수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신뢰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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