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3분기 실적 '초토화'…부채 비율 4천% 넘는 곳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과잉 경쟁과 고환율 충격에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는 여행 성수기임에도 9개의 LCC가 출혈 경쟁을 하면서 부채 비율이 4천%를 넘는 곳까지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3분기 LCC 들의 실적은 일제히 적자를 나타냈다.
제주항공은 3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1~3분기 누적으로는 손실 규모가 1천295억원에 달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955억원, 1~3분기 누적 2천93억원의 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은 자본이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이 작년 말 1천798.9%에서 3분기 4천457%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부채비율이 517%에서 695%로 뛰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진에어는 3분기 225억원, 1~3분기 누적 65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어부산은 3분기 285억원의 손실, 1~3분기 누적으로는 5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LCC 업체들은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 여객 수송이라는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한다. 대부분 관광 여객 수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LCC 업체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잉으로 치달았다.
현재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파라타항공이 난립했다. '팔도 LCC'라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가 수익성에 피해를 준 LCC도 있었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로 인천-괌 노선에 2019년 대비 90% 이상의 좌석을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는 이 규제에 맞추기 위해 노선을 증편했는데, 2019년과 달리 인천-괌 노선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규제 의무가 없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괌 노선에서 철수해 수익성 악화를 피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부여된 행태적 조치가 항공업 전체의 이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라며 "운임 하향세는 괌, 프랑크푸르트 등 일부 노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1천300원대 후반에서 점차 상승했던 달러-원 환율도 항공사들 실적에 압박을 가했다.
항공기 리스와 정비, 부품 조달 등 대부분의 항공 관련 거래를 달러로 하는 항공사들에게 고환율은 실적 감소에 영향이 큰 요인이다.
환율은 3분기보다 4분기에 더욱 상승해 LCC 업계의 실적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LCC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언제 개선된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이라도 하락하면 LCC 업계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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