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3분기 실적 '초토화'…부채 비율 4천% 넘는 곳도

2025-11-19     한종화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과잉 경쟁과 고환율 충격에 3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는 여행 성수기임에도 9개의 LCC가 출혈 경쟁을 하면서 부채 비율이 4천%를 넘는 곳까지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3분기 LCC 들의 실적은 일제히 적자를 나타냈다.

제주항공은 3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1~3분기 누적으로는 손실 규모가 1천295억원에 달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955억원, 1~3분기 누적 2천93억원의 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은 자본이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이 작년 말 1천798.9%에서 3분기 4천457%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부채비율이 517%에서 695%로 뛰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진에어는 3분기 225억원, 1~3분기 누적 65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어부산은 3분기 285억원의 손실, 1~3분기 누적으로는 5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LCC 업체들은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 여객 수송이라는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한다. 대부분 관광 여객 수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LCC 업체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잉으로 치달았다.

현재 국내 LCC는 총 9개사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파라타항공이 난립했다. '팔도 LCC'라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가 수익성에 피해를 준 LCC도 있었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로 인천-괌 노선에 2019년 대비 90% 이상의 좌석을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는 이 규제에 맞추기 위해 노선을 증편했는데, 2019년과 달리 인천-괌 노선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

규제 의무가 없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괌 노선에서 철수해 수익성 악화를 피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부여된 행태적 조치가 항공업 전체의 이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라며 "운임 하향세는 괌, 프랑크푸르트 등 일부 노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1천300원대 후반에서 점차 상승했던 달러-원 환율도 항공사들 실적에 압박을 가했다.

항공기 리스와 정비, 부품 조달 등 대부분의 항공 관련 거래를 달러로 하는 항공사들에게 고환율은 실적 감소에 영향이 큰 요인이다.

환율은 3분기보다 4분기에 더욱 상승해 LCC 업계의 실적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LCC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언제 개선된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이라도 하락하면 LCC 업계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내 LCC와 FSC 항공사 여객기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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