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삼양식품 3세 전병우 전무에게 남은 경영 중책은

2025-11-19     정수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삼양식품 오너 일가 3세인 전병우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상무 승진 2년 만에 전무로 발탁됐다.

불닭브랜드의 글로벌 흥행 성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뒤를 이을 신사업 발굴이라는 과제 앞에서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는 부담이다.

 

전병우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헬스케어BU(비즈니스 유닛)장
[출처: 삼양라운드스퀘어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그룹 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1994년생인 전병우 신임 전무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자 오너일가 3세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4일 단독 송고한 '삼양식품 전병우, 전무 승진…'오너 3세' 세대 교체 속도(종합)' 기사 참고)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헬스케어BU(비즈니스 유닛)장과 함께 마케팅총책임자인 CMO를 역임했다. 그룹 지주사에서는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전 전무는 2019년 25세의 나이로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입사한 뒤 6년 만에 전무까지 오르며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았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 전무가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 총괄과 해외사업 확장, 특히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한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삼양식품 실적에는 여전히 '불닭 효과'가 절대적이라고 평가된다.

지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면스낵 사업은 전체 매출의 91.2%(3분기 누적 매출 1조5천630억 원)이며, 이중 불닭볶음면이 70% 전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은 면스낵 사업의 85.1%(1조3천300억 원)를 차지했다.

불닭 의존 포트폴리오는 전 전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장은 불닭 후속 흥행작을 기대하고 있다.

전 전무는 2023년 8월 출시된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 기획에 참여해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출시 첫 달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는데, 회사는 현재 기준으로 월 250만~300만 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국물라면 시장 내 뚜렷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 신사업 시도도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삼양식품은 2022년 말 선보인 건면·냉동 브랜드 '쿠티크'를 1년 만에 접었다.

전 전무가 맡은 헬스케어 사업 역시 확장세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출시한 뒤 지난 7월 '펄스랩'이라는 새 이름으로 재정비했는데, 이번 분기보고서 기준 뉴트리션사업부 누적 매출은 전체의 0.1%(21억6천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전 전무가 대표이사로 이끌었던 지주사 자회사인 삼양애니도 2022~202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삼양식품이 전사 역량을 집중해 출시한 신제품 '삼양1963', 이른바 우지라면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과거 우지 파동으로 사라졌던 소기름 라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신제품 가격은 마트 정상가 기준 개당 1천538원으로 가격이 부담된다는 반응과 추억의 맛과 다르다는 둥 엇갈린 반응에도 출시 초기인 현재까지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출시 2주가 지난 현재 "유통채널 당일 출하 재고가 당일 매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닭 호황기 속에서 신사업 확장과 기존 주력 사업 집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전 전무의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이 당장의 과제겠지만 신사업에만 투자하기는 회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고, 흥행작인 불닭에 올인하는 전략도 현재로서 우월한 전략일 수 있다"면서 "인력과 자원을 어디에 배분할지 효율적인 전략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19년 이후 삼양식품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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