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호실적에도 주식가치 인정 못받아…메디톡스 소송 걸림돌
"대웅제약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뛰어넘어"
증권가, 메디톡스와의 소송으로 대웅제약 주식가치 할인해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대웅제약[069620]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식가치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메디톡스와의 소송이 진행 중인 까닭인데 증권가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2심 판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대웅제약은 매출액 4천118억원, 영업이익 5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52.6% 증가했다.
주력제품인 펙수클루(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의 국내 매출액은 약가 인하 등으로 감소했으나 수출과 일반의약품(ETC), 전문의약품(OTC)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웅제약이 3분기에 호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며 "편식 없이 골고루 성장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실적에도 대웅제약 주식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메디톡스와의 소송 리스크로 대웅제약 주식가치를 할인해 평가했다.
앞서 2017년 메디톡스는 대웅과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 균주 및 독소제제 제조기술정보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나보타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 주력제품이다.
2023년 2월 1심 판결 결과 원고(메디톡스)는 일부 승소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말까지 기타충당부채로 인식한 누적 예상손실금액이 54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말(508억원)보다 증가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2심 판결 결과는 대웅제약 실적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대웅제약 주식가치 평가 시 상위 제약사 평균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11.4배 대비 20% 할인한 9.3배를 적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 EV/EBITDA를 곱하고 순차입금을 뺀 후 한올바이오파마 지분가치를 더해 주식가치를 산정했다.
EV/EBITDA 배수가 작아지면 전체 주식가치도 쪼그라든다.
대신증권도 국내 피어그룹 EV/EBITDA 평균값에 25%를 할인해 적용했다.
대신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같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 EV/EBITDA를 곱하고 순차입금을 빼서 주식가치를 산정했다. 다만 한올바이오파마 지분가치는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와의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대웅제약 영업가치 산정 시 상위 제약사 평균 EV/EBITDA 대비 20%를 할인해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주가는 올해 초부터 전날까지 34.0%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64.8% 상승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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