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바 이사 "은행 감독 약화, 금융 과잉과 불안정 가져올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은행 규제 강화론자인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최근 미국의 은행 감독과 규제 완화 움직임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 이사는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아메리칸대 공개 행사에서 "감독이 계속해서 약화될 경우 금융 과잉과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과거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문제들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 이사는 은행 감독의 핵심 목적이 건전하고 효율적인 은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있다며 감독 약화 시 은행의 위험 감지와 조기 대응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연준과 다른 감독 기관에서 추진 중인 평가 체계 변경, 집행 조치 제한, 인력 감축 등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대형 금융기관 평가 체계와 관리 등급을 축소할 경우 경영·거버넌스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그는 "미래 위험을 예측하고 사전 대응하는 선제적·미래지향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스트레스 테스트와 '수평적 리뷰(horizontal review)' 등은 은행과 금융 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도구로, 이러한 감독 도구의 제한은 위험 관리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의 효과는 숙련된 인력 확보와도 직결된다며 최근 연준 본부 감독·규제 부서 인력 30% 감축 계획을 포함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소비자금융보호국(CFPB)등 다른 감독 기관의 동시 인력 축소 문제도 언급됐다.
바 이사는 "이는 은행 감독의 속도와 민첩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금융 위기 대응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감독 약화로 인한 취약성은 단기간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비용은 반드시 발생한다"며 "규제와 감독 강화 없이는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워싱턴 연준 본부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고위 관계자들은 중앙은행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온 방식이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페이지 분량의 메모에 따르면 앞으로 검사관들은 은행의 '중대한 재무적 위험(material financial risk)'에만 집중해야 하며 그 외의 절차·문서·프로세스에는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는 지침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여름부터 바 이사의 후임으로 감독 부의장이 된 미셸 보먼 이사가 은행 규제를 완화해온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메모가 발송된 다음 날 보먼 이사는 워싱턴 감독 부서의 인력을 30% 감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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