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장 바뀌면 달라질까'…서울환시, 한미 금리경로 저울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가 크게 약해진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은 차기 연준의장 후보들을 살피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후임으로 누가 선임될지에 따라 향후 금리인하 방향이나 속도가 엇갈릴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일 내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미셸 보우먼 미 연준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인하 재개와 금리인하 사이클을 주도하는 유력 후보로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친 트럼프 인사 중에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부문 CIO,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 임기도 내년 4월 20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나친 저금리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시장 과열 등 그 부작용이 커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그는 "미 연준은 파월 임기내에 1회 25bp 추가 금리이하 후 관망세로 전환했다 내년에는 차기 의장 취임 이후 2~3회 추가 인하해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한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이미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향후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경로가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을 가를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봤다.
미 연준의장 후보가 연말께 가닥이 잡히면 향후 미국 금리인하 경로를 둘러싼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미국 금리인하가 지속되면서 한국 금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양국 금리차 축소에 따른 영향이 새롭게 달러-원 환율 변수가 될 여지도 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한미 금리차가 150bp인데 너무 장기간 양국의 체력 차이가 지속적으로 반영돼 왔다"며 "이런 상황이 원화에 미치는 펀더멘털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환율이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급이 꼬인 점도 채권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차가 너무 중요한데 양쪽다 이자율 관련 충격이 크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금리인하 기대가 컸다가 11월 들어 금리인하 기대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내년에도 미 연준 금리인하 종료 시점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성장률 격차를 둘러싼 환율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위재현 NH선물 애널리스트는 연간 전망에서 "미국과 주요국 금리 경로를 보면 올해 약달러가 합리적이었으나 성장률 전망치 격차를 보면 달러는 저평가 돼 있다"며 "금리 경로가 아래로 방향을 잡은 것은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이 반영돼 있고,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는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며 유동성을 흡수했는데 동시에 민간에서는 사모대출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장이 일어났다"며 "내년에는 민간에 더해 연준이 유동성을 보조적으로 공급하며 달러 가치가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더라도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 애널리스트는 "작년부터 달러-원 환율이 달러인덱스가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유는 성장률도 금리도, 유동성도 아닌 수급"이라면서 "주식에 과도하게 쏠린 해외투자의 구조적 문제와 대미투자 합의로 인한 수출업체들의 더딘 환전 수요는 모두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수급으로 인해 움직인 환율은 고무줄 같아서 올라간 만큼 내려갈 때도 그 힘이 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연간으로 보면 연준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시점에 대한 베팅이 지속될 것"이라며 "사이클 종료 이후에는 미국과 비미국 간 상대적인 경기 모멘텀 차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달러-원 2026년 연평균 환율은 1,400원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 연초 원화 약세가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와 다른 구조적 수급 변화로 환율의 하방 경직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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