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마감] 3조 쏟아낸 외국인…코스피 한 달 만에 3,900선 밑돌아
올해 들어 외국인 최대 순매도
금리 인하 기대 되돌림과 유동성 우려·AI 거품 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코스피가 1개월 만에 처음으로 3,900선 밑에서 정규장을 마감했다. 인공지능 거품론에 흔들린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면서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51.59포인트(3.79%) 급락한 3,853.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한달 만에 3,900선을 내주었다. 코스피가 3,800대에서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달 23일(3,845.56)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일(4,221.87)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던 코스피는 그동안 조정을 받으며 4,000선을 기준으로 등락해왔다.
이번주 들어 77포인트 상승, 135포인트 급락, 24포인트 하락, 75포인트 상승에 이어 이날 151포인트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급락장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2조8천215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한 것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3천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2조2천929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기관은 4천9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인공지능 테마 덕분에 상승해온 삼성전자(-5.77%)와 SK하이닉스(-8.76%)가 가파르게 내렸다. 인공지능 테마로 묶일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 업체 두산에너빌리티(-5.92%)와 전력기기 업체 HD현대일렉트릭(-7.85%)도 폭락했다.
인공지능 거품론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자 지난밤 미국 증시가 장초반에 들썩였으나 장중반부터 시장이 급변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7%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가 거품론을 언급한 게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주식과 회사채, 레버리지 론, 주택을 포함한 여러 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역사적 벤치마크보다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내 인상은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던 AI 버블 우려, 통화정책 기대 되돌림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리사 쿡 이사 발언과 엔비디아 매출 채권 우려 등이 주요 하락 원인"이라며 "유동성 우려는 장기화되지 않고, 엔비디아 매출채권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인 코스피 제한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수익성 논란과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면서도 "이번 증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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