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해력 격차' 해소 나선 토스…2028년까지 1만 명 교육한다

2025-11-24     윤슬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토스가 2028년까지 금융취약계층 1만 명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놨다.

디지털 금융 이용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금융 이해력은 OECD가 제시한 최소 목표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BNPL(선구매 후지불)·소액후불결제 등에서 연체 위험이 높아지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교육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전국 만 19~69세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OECD 디지털 금융 이해력(Digital Financial Literacy) 조사를 한 결과, 국내 성인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9.3점으로 OECD 권고 최소 목표치인 70점에 크게 못 미쳤다.

이 문항은 인터넷뱅킹, 간편결제, 가상자산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보안, 법적 대응에 이르는 전반적 금융 역량을 측정한다.

연령별로는 50대(60.9점), 40대(60.8점), 60대(60.5점) 순으로 점수가 높았고, 20대는 54.2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경계심과 암호화폐 합법성 등 세부 금융·법률 지식이 부족한 점이 취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디지털 금융을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세대가 오히려 이해력은 가장 낮다는 의미다.

BNPL(선구매 후지불)인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BNPL 인지율은 전체 응답자의 89.9%로 약 90%에 달했다.

그러나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9.7%는 실제 연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20대와 30대의 연체 경험률은 각각 15.7%, 10.3%로 전체 평균보다 뚜렷이 높았다.

월 가구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집단에서는 연체 경험률이 18.5%,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낮은 집단에서는 11.3%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해력 취약층일수록 연체 위험이 더 크다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도 연체율 상승 흐름은 확인된다.

카카오페이의 소액후불결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2.62%로, 지난해 상반기(1.72%)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페이는 1.31%에서 1.44%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1.21%에서 1.27%로 각각 증가했다. 한때 3사 평균 연체율이 5.8%까지 오르자 상각 처리로 대응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처럼 디지털 금융의 확산 속도가 이해력·안전망과의 간극을 벌려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토스가 금융취약계층 대상 교육 규모를 확대해 2028년까지 누적 1만 명 교육을 목표로 삼았다.

토스는 지난해만 56차례 현장 금융교육을 진행했고 누적 교육시간은 100시간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약 3천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들이 함께 쌓은 학습 시간은 30만 시간에 달한다.

보호시설 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생활 속 금융 기초'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취약계층 맞춤형 교육이다.

예·적금·신용관리·소비계획 등 기초 금융부터 보이스피싱·전세사기 예방까지 실생활 중심 내용을 다뤘다. 지난 8월과 11월에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협력해 보호시설 퇴소 예정 청년들을 직접 찾아가 현실적인 돈 관리와 금융사기 예방법을 교육했다. 참여자 만족도는 평균 4.9점(5점 만점)이었다.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밈센터)·사회적기업 프리웨일과 함께 한 '경계선지능청년 금융자조모임'도 6개월간 진행됐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44점에서 79점으로 올랐고, 금융태도·소득관리·소비습관·신용관리 등 행동평가 역시 평균 3.5점에서 4.2점으로 개선됐다.

토스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과 협력해 자산관리·보험 이해 등 시각장애인이 접하기 어려운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을 구성했다. 토스인슈어런스 교육팀은 보험료 절감, 보장분석 등 실질적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토스 관계자는 "금융 이해력은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고 지키는 힘"이라며 "은퇴세대를 포함한 금융취약계층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해 2028년까지 1만 명에게 실질적인 금융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BNPL·후불결제 연체율 증가와 금융 이해력 저하가 맞물린 현 상황을 "구조적 위험"으로 규정하며, 교육 정책과 민간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정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BNPL과 후불결제의 연체율 상승과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저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적 위험"이라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공의 금융교육 정책과 민간의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이 생활화된 지금 '쓰는 건 쉬운데 아는 건 어려운' 환경을 그대로 둘 경우 연체 문제는 형태만 바꿔 되풀이될 수 있다"며 "민간의 교육 확대가 일회성 CSR에 그치지 않고 제도권 금융·교육 정책과 어떻게 결합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토스 금융교육.
토스가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한전초등학교와 첫 번째 '1사 1교' 결연을 맺고, 인근 임당초등학교와 양구초등학교를 포함한 총 66명의 초등학생에게 금융 교육을 진행했다. [토스 제공]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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