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기관투자자 92% 자사주 매입 원해"…JP모건 설문
응답자 97% "LG엔솔 지분으로 자사주 매입 시 주가↑"
英 팰리서캐피탈 주주가치 제고 제안에 힘 실리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전 세계 기관투자자의 92%가 LG화학[051910]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을 선호한다는 JP모건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지분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LG화학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도 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LG화학 투자자 약 37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설문에서 'LG화학의 어떤 밸류업 방안을 가장 선호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92%가 자사주 매입을 꼽았다. 이들 중 76%는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현물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을 지목했다.
자세히 보면 38%는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제안대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를 대가로 하는 자사주 매입을, 또 다른 38%는 이러한 형태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의 결합을 꼽았다. 현금배당만을 선호한 응답자는 8%에 그쳤다.
이는 대다수 투자자가 단순 현금배당보다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소각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됐다. LG화학이 마지막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20년 전이다.
앞서 팰리서캐피탈은 자신을 LG화학 상위 10대 주주라고 밝히면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약 82%)을 과도하게 보유해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7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 10%를 현물로 지급해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공개 제안했다.
JP모건의 같은 설문조사에서 팰리서캐피탈의 제안대로 자사주 매입이 발표되면 LG화학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97%에 달했다. 사실상 응답자 전원이 주가 상승을 전망한 셈이다.
아울러 설문 응답자의 과반(51%)은 LG화학의 NAV 대비 적정 할인율이 50% 이하라고 판단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긍정적(31%), 중립적(36%), 부정적(34%) 전망이 팽팽했다. LG화학이 자사주 매입의 반대급부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지급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수가 늘어난다.
이처럼 LG화학이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조만간 회사가 유의미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장 참여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은 아직 자사주 매입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달 초 수령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5% 매각 대금(2조원)의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9%에 대해서는 "미래 경쟁력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추가 활용 방안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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