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1위 제주항공도 1천억대 적자…기단 현대화로 보릿고개 넘긴다

2025-11-24     한종화 기자

 

제주항공 B737-8 항공기
[출처 : 제주항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올해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항공은 기단 현대화 전략을 통해 정비비·유류비 등 비용을 절감하는 대응책을 수립했고, 단기적으로는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 비율 관리에 나섰다.

◇ 1~3분기 누적 손실 1천295억원…운항 수익성 악화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1~3분기 모두 손실을 냈고 손실 규모도 1분기 326억원, 2분기 419억원, 3분기 550억원으로 갈수록 커져 누적으로는 손실이 1천295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승객 1명을 1㎞ 운송할 때 거두는 수입을 의미하는 단위당 수입(yield)은 국제선이 작년 74.5원이었지만 올해는 66.7원으로 하락이 예상됐다.

국내선의 단위당 수입은 작년 평균 118.1원에서 올해는 96.9원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운항 수익성이 국제선은 전년 대비 10.5%, 국내선은 18.0%나 떨어졌다는 의미다.

고(高)환율과 9개의 항공사가 난립한 LCC 업계의 과잉 공급이 실적 악화 요인이다.

제주항공은 작년까지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매출은 증가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는 매출마저 고꾸라졌다.

2023년 1조7천240억원이던 제주항공의 매출은 2024년에는 1조9천35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1천53억원으로 작년 1~3분기의 1조4천854억보다 25.5% 감소했다. 다만 여기에는 추석이 작년에는 9월에, 올해는 10월에 있던 영향도 작용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우리나라 LCC가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익 노선에만 항공기 편성이 몰리다 보니 LCC들의 적자가 심해지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업계 불황에 기단 현대화로 대응…부채 급증은 숙제

제주항공은 비용 절감을 위한 체질 개선 전략으로 기단 현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면 유류비·정비비 등 비용을 감축할 수 있고, 리스 비용 지출도 아낄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옵션 10기를 포함, 보잉 B737-8기 50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 중이다.

B737-8은 올해 8호기까지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총 44대의 여객기를 보유 중이며, 이 중 차세대 항공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다.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기령도 작년 말 14년에서 12.9년으로 낮아졌다.

다만 영업손실과 구매기 도입 비용 지출에 부채 비율은 증가했다.

제주항공의 총부채는 작년 말 1조6천744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9천604억원으로 급증했고, 부채비율은 517%에서 695%로 뛰어 700%에 육박했다.

제주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천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6.50%의 금리에 발행했다.

영구채는 발행사의 선택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이자만을 영구히 지급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3분기 제주항공의 부채비율 695%는 영구채 발행이 없었으면 1천131%까지 높아질 수 있었다.

제주항공의 관계자는 "영업손실이 나서 현재 시점에 부채비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부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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