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전면 철회 결정(종합)
"거래 상대방과 발행조건 협의 지연…정부 정책 기조도 고려"
"1.5조 중장기 투자 계획은 계속해서 추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태광산업[003240]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논란을 빚었던 자사주 교환사채(EB) 발행을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태광산업은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필요했으며, 당시(6월) 주가 상황상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이 가장 합리적인 수단이라 판단해 발행을 결정했다"며 "이러한 경영상 판단의 정당성은 소액주주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의 기각 결정으로 인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광산업은 가처분 사건이 진행되는 중 회사 주가가 급락하고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시장 환경이 변해 거래 상대방과의 발행조건 조정 협의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정부 정책 기조와 주주가치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자사주 처분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태광산업은 이번 교환사채 발행 철회와 무관하게 앞서 발표한 중장기 투자 계획은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최근 애경산업과 코트야드 메리어츠 호텔 인수를 진행 중이며, 부동산, 조선업 등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한층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내년 말까지 화장품·에너지·부동산 개발 관련 기업 인수와 설립을 위해 약 1조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발표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 자사주 전량(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천186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뒤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을 비롯한 일반주주들은 자사주 처분이 실질적으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같지만, 태광산업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2 수준의 헐값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데 반기를 들었다.
교환사채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가처분에서는 태광산업이 승리했지만, 이후로도 태광산업은 고민을 이어오다가 이날 철회를 결정했다(※연합인포맥스가 8월 29일 오후 3시 57분 송고한 ''개정 상법 1호' 태광산업 EB는 전체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했나' 기사 참고).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 철회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43분 기준 태광산업 주가는 전장 대비 1.67% 오른 79만원에 거래되며 코스피 상승 폭(0.82%)을 웃돌았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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