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드라마 대박에도 광고 역풍…"후행 효과 곧 온다"

2025-11-25     정수인 기자

3분기 광고 매출 -27.1%…광고 시장 둔화 지속

"AI 등 신기술 접목한 새로운 광고 형태 마련 노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CJ ENM이 우수한 흥행실적을 실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며 고민에 빠졌다. 콘텐츠의 잇따른 흥행에도 TV 광고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4분기와 내년 초에 광고 후행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 점은 긍정적이나, 구조적 침체에 빠진 방송 광고 시장을 넘어설 전략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CJ ENM TV 광고 매출 추이
[출처: CJ ENM,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이번 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1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국내 주요 증권사들 컨센서스(239억 원)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가장 큰 걸림돌은 TV 광고 매출 부진이었다.

3분기 미디어플랫폼 매출액은 3천1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었고, 영업손실 33억 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108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시청률 17.1%를 기록한 드라마 '폭군의 셰프', 9.1%의 '신사장 프로젝트' 등 화제성을 모은 흥행작들이 이어졌지만 TV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1% 줄었다.

광고 시장 둔화와 함께 상반기 드라마 흥행 부진이 광고 단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콘텐츠 흥행에 비례해 광고 매출이 함께 움직이던 기존 공식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박상혁 미디어사업본부장은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광고 시장이 하락한 이유는 올해 전체 방송 광고 시장이 20% 정도 감소한 측면이 있다"면서 "방송 광고 판매 방식이 (프로그램 방영 전에 광고를 집행하는) 선판매 방식이라서 콘텐츠 성과에 비해 효과가 후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상반기 콘텐츠 성과가 안 좋았던 부분이 3분기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면서 "4분기 및 내년 초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상파TV 방송광고추이(단위: 백만 원)
[출처: 2024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방송 광고 시장의 전체적인 하락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1월 발간된 '2024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TV 방송광고비 추이는 2022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해 9천717억 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KB증권은 CJ ENM의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9만 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광고 매출 감소세를 두고 "이러한 추세는 오는 4분기(-20%)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7%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광고 시장의 구조적 부진 속에서 회사는 "AI 및 다양한 기술(Tech) 기반 광고를 접목해 새로운 광고 형태로 밸류업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방송·디지털 통합설루션 고도화로 시장 약세 속에서도 매출 방어와 광고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업이 같은 비용을 써도 수십가지 광고 조합을 만들 수 있어 플랫폼별 혹은 미디어별로 특화된 광고 형태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 "CJ ENM처럼 다양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회사들이 앞으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CJ ENM의 앞으로의 실적 전망은 긍정적으로 관측됐다.

특히 티빙은 올해 6월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웨이브, 배민클럽, T우주(SK텔레콤) 등과 협업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글로벌 OTT와 협업한다는 소식을 들려줬다. 아시아태평양 17개 지역에서는 HBO Max(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일본에서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파트너십 및 브랜드관 진출 등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환승연애와 친애하는X 등 라인업이 몰려 있고, 10월에 출시한 웨이브-티빙 더블 광고 요금제와 브랜드관 매출 인식 등 여러 모멘텀이 확보되어 있어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티빙에 따르면 친애하는 X는 지난 6일 공개된 이후 2주 연속 티빙 주말 기준 신규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다.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 메인 포스터
[출처: 티빙]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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