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임원 인사 키워드는 'AI·로봇·반도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AI·로봇·반도체 분야의 기술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미래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25일 발표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AI, 로봇, 반도체 분야의 기술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사업부별 기술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먼저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에서는 AI 플랫폼·언어 모델·QD·OLED 등 핵심 분야에서 성과를 입증한 연구개발 인재들이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팀장을 맡은 이윤수 부사장은 개인화 데이터 플랫폼과 AI 서비스 GPU 최적화를 이끈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MX 사업부 랭귀지 AI 코어기술개발그룹장을 맡은 이성진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대화형 생성형 AI 개발을 주도해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 인물이다.
폴더블 기술 고도화도 인사 포인트였다.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5그룹의 최승기 상무는 회로 설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슬림·초경량 폴드7 개발에 기여하며 차세대 폼팩터 경쟁력 확보를 견인했다.
삼성리서치 로봇 플랫폼팀에서는 자율주행·센서 기반 조작 기술을 고도화한 최고은 상무가 승진하며 로봇 사업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서는 자발광 QD 및 OLED 신모델 개발을 이끈 김대영 상무가 승진하는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강화했다.
DS(반도체) 부문은 기술 경쟁력 중심의 인사 재편이 두드러졌다.
서버용 SSD 설루션 개발을 주도한 장실완 부사장, DRAM·HBM4 수율 및 양산성 확보를 이끈 유호인 상무, 차세대 V-NAND 신소자 개발을 주도한 이재덕 펠로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로직 소자 전문가로 신소자 개발을 주도한 강명길 마스터, 반도체 패키지 열특성 전문가로 최첨단 PKG 제품 경쟁력을 제고시킨 김재춘 마스터 등도 승진자에 명단을 올렸다.
성과주의 원칙과 함께 세대교체도 이번 인사의 중요한 축이다.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이 다수 등장하며 기술 중심 조직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DX 부문 삼성리서치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39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 그룹의 김철민 상무(39세)는 차세대 모바일 AI·OS 경쟁력 확보의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로봇 핵심 기술을 개발을 주도하는 삼성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팀의 권정현 부사장(45세), AI TV의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차별화 서비스 S/W개발을 주도하는 VD사업부 S/W상품화개발그룹의 김문수 부사장(48세) 등 신사업·신기술 분야에서도 젊은 리더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삼성전자 측은 "연공과 서열에 상관없이 경영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해, 미래 경영진 후보군을 확대·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다양성·포용성 강화 기조도 이어졌다.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브랜드 마케팅, 글로벌 구매, 환경 등 지원·전략 조직에서 여성 임원 승진이 이뤄졌고, 중국 영업을 이끄는 제이콥 주 부사장 등 글로벌 임원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성별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성과를 창출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 발탁을 지속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글로벌 인적 경쟁력을 제고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시켰다. 지난해 137명에서 24명 늘어난 규모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 발표로 경영진 인선은 마무리됐으며, 향후 조직개편과 보직 이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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