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시장 진정 기미 속 투심 차별화…"2년 이하 담자"

2025-11-25     피혜림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출렁였던 크레디트 시장에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기관들의 매수세가 붙으면서 1~2년 구간을 중심으로 물량 소화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초단기물과 중장기 구간의 부담은 여전하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 속 장기적인 방향성까진 확신이 어려운 터라 만기별로 투자 심리가 엇갈린 모습이다.

◇투심 급반전, 매수세 붙은 단기 구간

25일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2년물 기준 'AAA' 은행채 민평과 국고채 금리 차이는 25.0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 3일 14.4bp에서 20일 26.2bp까지 크게 확대됐으나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다 소폭 축소했다.

국고채 금리 급등 여파로 이달 초중순 크레디트 시장에는 불안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지난주 중반부를 기점으로 빠르게 온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특히 금리 동결 전망으로 정책금리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1~2년 구간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동안 크레디트 시장의 물량 부담을 가중했던 은행채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결국 1년간은 금리 인상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이는 데다 조달 값을 고려해 끌고 간다고 가정할 때 만기 1~2년은 매수할만한 구간"이라며 "레포펀드 집행도 재개되면서 해당 구간을 중심으로 안정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일 우리은행은 1년 6개월물 채권 3천500억원을 민평보다 2.7bp 낮은 금리로 모집했다.

같은 날 산금채와 중금채도 2년 3개월물을 민평보다 각각 2.5bp 낮은 수준으로 발행했다.

이달 한때 시중은행이 채권을 단번에 1조원가량 모집할 정도로 물량 부담이 고조됐으나 이 역시 연말로 갈수록 속도가 둔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선 딜러는 "은행채 역시 발행이 끝나가는 상황이라 물량이 얼마 없다"며 "모집에 나서면 바로 마감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채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일 한국가스공사는 입찰을 통해 2년과 5년물을 각각 1천200억원씩 찍기로 했다.

2년물에는 8천500억원의 주문이 몰려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3bp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3년물 역시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bp 낮은 금리로 확정했다. 응찰 규모는 4천500억원이었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5년물을 'AAA' 특수채 민평 수준(par)으로 찍기로 했다.

모집 방식을 택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2년물을 동일 만기 민평과 같은 금리(par)로 발행키로 했다.

◇초단기는 여전히 썰렁…중기 구간도 글쎄

다만 이외 만기물의 투자심리 회복세는 더딘 실정이다.

특히 초단기물은 계절적인 수요 둔화까지 맞물려 수요 확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년 안팎의 구간은 금리 동결 영향도가 떨어지다 보니 여력이 있지만 해가 넘어가는 60일 이하물은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6개월물 은행채 민평금리는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채 2년 민평금리가 최근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채(6개월·2년물) 및 국고채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초단기물의 경우 연말을 앞두고 최종(엔드) 수요자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자금 유입이 더뎌 계절적으로도 주춤해지는 시기이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지금 크레디트 수요는 MMF 같은 리얼 엔드머니의 유입보단 기관들이 내년 수익을 위해 매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그러다 보니 만기가 짧은 쪽보단 듀레이션이 좀 더 긴 쪽을 담으려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터라 중장기 구간 역시 분위기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전일 한국남동발전은 입찰 후 5년물 유찰을 결정키도 했다.

당초 남동발전은 3년과 5년물을 총 1천100억원가량 찍을 예정이었다.

입찰에는 3년물에 1천600억원, 5년물에 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남동발전은 5년물 발행을 취소했다. 대신 3년물 1천100억원을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27bp 높게 찍기로 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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