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똥 튄 에너지 공기업] '하필 지금'…가스公, 연말까지 3조 어쩌나(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단기채 만기가 연말에 특히 몰린 한국가스공사[036460]의 경우 고민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단기 금리가 급등한 데 더해, 통상 연말에는 시중 유동성이 마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환 발행 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25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통합통계(화면번호 4717)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CP·전단채 등 단기채 잔액은 5조1천400억원이다.
특히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3조원을 넘긴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별 회사채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연내 단기채 잔존 만기 규모는 3조1천800억원이다.
가스공사는 통상 동절기에 가스 수요가 커지고 매출채권 회수에 걸리는 시간만큼의 운전자본 소요로 이어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단기채 발행량이 늘어난다. 다만 과거보다는 연말 단기 차입금을 줄이고 있다. 지난 2023년 같은 기간 만기 도래분은 약 6조7천억원이었다.
최근 통화정책 전망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채권 금리가 급격히 올랐고, 크레디트 시장도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CP 91일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지난달 말 2.7% 부근에서 전날 기준 2.96%까지 급등했다. 가스공사가 이에 맞춰 연말까지 전액 차환 발행한다면, 당장 더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수십억 원으로 추산된다.
연말은 통상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계절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는 커진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개년간 매해 10~12월은 빠짐없이 CP 등 단기 금리가 상승했다.
최근 가스공사의 발행 동향만 봐도, 2~3개월 전보다 이표 금리가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스공사가 지난 19일 발행한 내년 3월 만기 CP의 금리는 3%대였다. 지난 9~10월 발행한 3개월물 단기채 금리가 대체로 2.6~2.7%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 수준 절대 금리가 올라온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채권시장 전반을 비롯해 단기자금시장 사정도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라는 점은 안도할 지점이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그동안 단기물 분위기가 아주 좋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선 어느 정도 회복되는 국면"이라면서도 "다만 정기예금 담보 CP 금리도 많이 오른 수준에서 하락하지 못하는 등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스공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 부담을 점차 줄여가는 추세라는 점에서 현금 상환이나 다른 조달 방법이 선택될 가능성도 있다.
가스공사의 올해 3분기 기타 차입금 잔액은 직전 분기보다 37%가량 줄어든 8조2천41억원이었다. 기타 차입금에는 CP·전단채를 비롯해 은행 기업 대출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이 기간 외화채를 포함한 회사채 잔액은 약 27조원으로 3%가량 증가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연말 CP·전단채 차환 발행 여부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고, 다양한 조달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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