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금통위 전날의 당국 의지

2025-11-26     손지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채권시장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경계감이 짙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주간인 이번주 들어서부터 뚜렷한 '전강후약'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틀 전에는 시장이 약세로 전환했고, 전일에는 강세폭을 절반 줄이는 등 경계감을 반영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의 움직임과 외환당국의 긴급 기자간담회가 관건일 수 있어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한다.

구 부총리는 외환시장 등 최근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환율 안정에 대한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갑작스럽게 하루 전에 급박하게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체로 현재의 환율 레벨과 변동성을 외환당국이 심각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주 초반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4자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후 하루 만에 또다시 환율 안정 메시지가 예고되면서, 환율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환율 안정 기조 하에서 금통위도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금통위의 운신의 폭 자체는 오히려 더 넓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된다.

우선은 구 부총리의 긴급 기자간담회를 확인한 이후, 내일 금통위를 앞둔 선반영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침 간밤 글로벌 달러는 우크라이나 휴전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0선을 하향 이탈했다.

간밤 미국 국채 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12월 FOMC에서의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4거래일 연속 강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에 더해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도 일제히 부진하게 나왔다.

고용정보기업 ADP에 따르면 이달 8일을 끝으로 4주 동안, 미국의 민간고용 예비치는 주당 평균 1만3천5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7천5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아울러 미 상무부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0.6%)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0.4%)도 밑돌았다.

핵심 소매판매(컨트롤그룹)는 전월대비 0.1% 감소하며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대로 전달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P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1%로, 시장 전망치인 0.2%에 못 미쳤다.

이를 반영해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0bp 내린 3.4690%, 10년물 금리는 2.9bp 내린 3.9980%를 나타냈다. 마감가 기준 10년물 금리가 4%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28일(3.9780%) 이후 한달 만이다.

지난 4거래일 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4bp 넘게 하락했는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bp 남짓 내렸다.

11월 금통위 이후 연말연초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글로벌 연동과 외국인 영향이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글로벌 대비 강해질 여지가 작지 않아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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